가지산 속 감춰둔 신비한 보물
가지산 속 감춰둔 신비한 보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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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석남폭포
▲ 석남폭포.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를 바다나 산에서 보내려 한다. 본지는 산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이번 주부터 매주 월요일판에 폭포기행을 연재한다. 석남폭포에서 시작해 백운산-운문산-억산-구만산 영남알프스의 숨겨진 비경과 맑은 공기, 산 풍경을 함께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 치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석남사 위 100 m 부근
크 기 : 높이 약 5m , 소(沼)의 둘레 약 10m

석남사 계곡은 출입이 통제된 미답지역이다. 약 15년 전에는 출입 통제가 없었으나 석남사 스님들이 이 계곡을 식수로 사용하면서부터 개울 입구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한다는 팻말을 군데군데 붙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계곡 대부분이 석남사 소유로 되다시피해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산행을 하려면 석남사 측의 양해를 구하거나 살티마을에서 석남사 주계곡 방향으로 계곡 등반을 하면 된다.

▲ 거대한 빙벽.
가지산은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해발 1천241m로 영남알프스 여러 봉우리 중 가장 높고 산세가 뛰어나다. 능선, 골짜기, 바위마다 수많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신비로운 곳이기도 하다. 동쪽으로 석남사계곡, 서·북쪽으로 학심이계곡을 품고 있다. 또한 동쪽 산기슭에는 신라 헌덕왕 16년(884년)에 도의국사가 창건했다는 석남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비구니스님들이 수도하는 유서 깊은 도량으로 도의국사 부도(보물 369호), 3층석가사리탑, 3층석탑, 석남사 수조 등의 유물이 보존돼 있다.

석남사 계곡은 출입을 통제한 탓으로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이다. 계곡 길이가 6㎞에 달할 정도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크고 작은 폭포, 소(沼) 와 담(潭)이 아름다워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계곡을 타고, 물을 건너고, 어려운 길을 우회해 오르다보면 ‘가지산이 신비한 보물을 이곳에 감춰 두었구나!’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계곡은 발 딛는 곳마다 절경이라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를 수밖에 없다. 이곳이 영남알프스 청정지역으로 길이 남기를 바라며 조심조심 발을 내딛는다.

한참을 오르다보면 이름 없는 거대한 폭포가 왼쪽과 오른쪽에 쭉 늘어서 있다. 석남사 뒤편 계곡(약 900m)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광으로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산 사면을 트래버스로 접근하지 않고는 산행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 가지산 정상.

이곳을 지나 30여분 힘겹게 오르다보면 가지산 안부(해발 1천110m) 부근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정상까지는 10여분 정도 걸어야 한다.

가지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여러 곳으로 열려 있다. 석남터널 방향이나 운문령으로 향하는 코스가 대표적인 길이다.

가지산 정상에서 쌀바위까지 약 30여분이 소요되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둘러보고 가자. 쌀바위 샘터는 산꾼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으로 전설처럼 1년 내내 물이 흘러나온다. 쌀바위 샘터에서 물을 마시고 산을 내려가 보자. 가슴 속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갈 것이다.
 

▲ 쌀바위.

쌀바위 <미암 (米岩) >의 전설

옛날 쌀바위 아래에서 한 스님이 수도를 하고 있었다. 스님은 먹을 양식을 산 아래 마을에서 탁발(시주)했는데, 수도에 정진하다보니 늘 마을에 내려가는 시간을 아까워했다. 그런데 어느 날, 스님이 새벽기도를 하러 갔다가 바위틈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거기에는 한 끼니의 하얀 쌀이 있었던 것이다. 스님은 한편으로 이상하게 여기며 그 쌀로 밥을 지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자신도 먹었다. 더 이상한 것은 쌀은 그 다음날도 계속해 같은 자리에 같은 양만큼 놓여 있었다. 그제서야 스님은 자기의 정성을 가상히 여긴 부처님께서 탁발(시주)을 면하게 해 주신 것이라 생각하며 수도에 정진했다.

그러던 어느 해 마을에 큰 흉년이 들었다. 마을사람들은 동네로 시주를 오지 않는 스님을 이상히 여겨 수도하는 스님을 찾았고, 이때 스님이 바위에서 쌀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마을사람들은 스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쌀을 얻고자 바위틈을 쑤셨다. 하지만 바위틈에서는 더 이상 쌀은 나오지 않았고 마른 하늘에 천둥 번개가 치면서 물줄기만 뚝뚝 떨어졌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크게 뉘우치고 부처님께 사죄했지만 쌀은 온데간데없고 그 이후로는 바위틈에서 물만 흘러 나와 사람들은 이때부터 이 바위를 쌀바위라 부르고 있다.

필자 진희영씨는 ‘울산의 산과 계곡이야기 상·하권’을 출간했던 산악인으로 25년간 울산 근교의 산과 계곡을 밟고 다니고 있다. 필자는 영남알프스 등반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곳의 전설과 미개척 등산로, 숨겨진 비경과 폭포를 직접 발굴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진씨는 현재 농협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다음카페에 울산의 산과 계곡이야기 카페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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