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체험, 아이들 창의력 키운다
고고학체험, 아이들 창의력 키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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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우리 아이 창의력’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봤다. ‘내 아이 창의력을 키우는 영어 글쓰기’, ‘아이 창의력 엄마 하기 나름이다’, ‘창의력 키우는 놀토’, ‘우리아이의 창의력을 영재로 키우기’ 등 내 아이의 창의력 키우는 방법들은 참으로 무궁무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원가 전단지, 학습지 광고, 식품, 심지어 장난감 포장에도 ‘창의력 향상’이란 문구가 들어있다. 이렇듯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해 눈에 불을 켠다. 울산대곡박물관에서 지역 최초로 발굴체험장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를 하다 바로 ‘창의력 향상’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고력 개발에 고고학 체험만큼 좋은 학습법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고학의 이미지는 단순히 몸으로 체득하는 학문 정도로 비춰져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발굴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역사의 배경지식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기엔 똑같아 보이는 흙을 트롤(trowel·모종삽 같은 발굴도구)을 이용해 미세하게 다른 점을 느낌으로 찾아야 한다. 시기를 구분짓는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땅 속에서 유물이 확인되면 왜 이 위치에 유물이 놓여 있나 생각해야 한다. 사고가 필요한 부분이다. 유물은 대부분 깨진 상태로 노출된다.

발굴의 중요한 작업 과정 중 하나는 유물 복원이다. 깨진 토기 맞추기는 웬만한 퍼즐보다 훨씬 어렵다. 발굴, 복원이 끝나면 고고학자들은 확인된 유물과 유적을 바탕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 연구는 무덤의 형식, 토기의 문양 등을 통해 편년 즉 분류를 해야 한다. 이 과정은 고고학이 과연 인문학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자연과학 쪽에 가깝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거나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이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에게 집중하는 법을 길러주는 고고학 체험이야 말로 ‘창의력 향상’에 제대로 된 현장 학습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십만원씩 하는 학원비와 학습지 구독비와 달리 비용도 안 든다. 대곡박물관을 찾아 내 아이의 창의력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구미현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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