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배려, 이동편의 시설부터
장애인 배려, 이동편의 시설부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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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시책의 진정성은 거창한 구호나 풍족한 예산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뒤에 가려진 지극히 작은 부분에도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때 그 시책은 더욱 빛이 나는 법이다.

울산시의회 박순환 의원이 23일 ‘장애인 이동편의’에 대한 서면질문을 울산시로 보내고 답변을 요구했다. 그는 질문서에, 얼마 전 태화강변 행사장에서 상을 받으려고 가설무대에 오르려던 한 지체장애인과 그 주변 사람들이 겪었던 실화를 담았다. 휠체어 장애인 한 분을 가설무대에 올리느라 여러 사람들이 진땀을 뺐다는 이야기였다.

박 의원은, 표창대상에 장애인이 포함된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무대를 설치할 때 편의시설(이동통로)도 같이 꾸몄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복지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서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부족한 또 다른 사례로 관공서의 편의시설 문제를 거론했다. 장애인이 오를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지 않은 경우로 울산시청 본관 대강당과 시민홀의 연단, 최근에 새 단장을 끝낸 의사당 대강당의 연단을 지목했다. 시교육청과 구·군 공공시설의 강당도 손꼽았다. 공공기관의 실태를 꼬집은 것이다.

박 의원은, 불편한 진실을 장애인의 시각에서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장애인용 이동통로를 시청사는 물론 야외 가설무대에도 설치할 의향이 없는지를 묻고 답변을 요구했다.

공공기관으로서는 듣기 거북할지 모르지만 박순환 의원의 지적은 있는 그대로를 전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 ‘전반기 의장’ 재임 2년 동안 많은 곳을 직접 둘러보고 문제의식을 입력해 뒀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의 말처럼 장애인 문제를 바라보는 데는 ‘돋보기적’ 시각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졸보기’적 시각, 다시 말해 작은 것도 꼼꼼히 들여다볼 줄 아는 안목도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관심과 배려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당위’의 문제다. 여러 공공기관들은, 장애인들이 문밖을 나서려면 아직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장애인 이동통로 확보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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