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시장 이전계획 수정 않으면 모종의 결심”
“농수산물시장 이전계획 수정 않으면 모종의 결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23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성일 시의원
- 계획공람·설명회 없이 결정, 누가봐도 이상해
- 공원기능 일부 상실하고 인근 도서관 환경저해
- 정치적 앙금없고 여권내 소신발언 피하지 않겠다

“도대체 왜 그곳으로 농수산물 시장을 옮기려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맞는 게 하나도 없어요. 접근성이 좋습니까. 그렇다고 결정과정이 투명 합니까?”

울산 시의회 안성일 의원은 울산시가 농수산물 시장 이전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모종의 조치가 뭐냐는 질문에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의원 청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요즘 안 의원은 여당 속 야당의원으로 통한다.

현재의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시장은 개장한지 23년이 지나 시설물이 노후 된 데다 경매장이 좁고 저온저장시설이 절대 부족하다. 옮기긴 옮겨야 한다. 울산시로부터 용역을 의뢰 받은 한국 농촌경제 연구원은 그 대체 부지로 남구 여천동 야음근린공원을 선정했다. 울산시는 야음근린공원 부지 18만6천923m²에 1천571억원을 들여 연 면적 8만 2천851m² 규모의 농수산도매시장을 2020년까지 짓기로 했다.

농수산물시장 이전 계획을 재검토해달라는 서면 질문에 대해 시는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자세다. 어떻게 할 건가.

“이 계획은 여야를 떠나 시의회 차원에서 반드시 막아야 한다. 농수산물 시장 이전은 단기적 안목에서 바라봐선 안 된다. 장기적 안목으로 전체 도시발전을 생각해야 한다. 야음근린공원은 석유화학공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도심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공해차단녹지다. 벌써 제법 야금야금 갉아 먹었다. 골프 연습장과 장례예식장이 들어서 기능의 일부를 이미 상실했다. 거기다 또 농수산물시장을 세우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것이‘모종의 조치’를 결심할 일인가.

“부지선정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도 확보되지 않았다. 1천500억원이나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을 어떻게 용지선정위원회 구성도 없이 할 수 있나. 또 용역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소한 공람공고와 설명회 정도는 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이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일 아닌 가”

유치 과열경쟁을 피하기 위해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는 시의 입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규모가 큰 사업일수록 치열한 토론과 검증을 거쳐야 한다. 울주군 청사 이전 부지를 두고 벌였던 과열경쟁을 말하는 모양인데 그게 오히려 정상이다. 공정하게, 투명하게 결정했으니 뒷말이 없다. 농수산물시장 이전을 불합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합리란 뜻은.

“개인적으로 그 곳은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 2005년 남구 의원으로 있을 때 남구가 ‘8도민 고향의 숲’으로 조성키로 하고 공원 녹지로 지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약속까지 어기며 옮기는 이유를 모르겠다”

대안은 있는가.

“남구나 도시 전체 발전을 위해선 울주군 율리 쪽으로 옮겨가는 가는 게 맞다. 군 청사가 들어오고 율리 보금자리 주거지가 이곳에 조성된다. 문수 인터체인지(I.C)도 곧 건설된다”

야음근린공원에 농수산물 시장이 들어설 경우 시립 도서관에도 좋지 않다고 했는데.

“물론이다. 울산시는 나무를 심고 조경을 해 각종 소음과 악취를 차단하겠다고 한다. 방어벽(디펜스)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나. 아무리 막아도 냄새와 시끄러운 소리를 차단할 수 없다. 시립 도서관을 여천천 주변에 세우는 것 자체가 문제다”

시립도서관 부지는 용역결과 합당하다고 판정 된 곳 아닌가.

“새 도서관이 들어설 자리는 한 때 오물을 처리하던 곳이다. 지금도 악취가 진동한다. 여천천을 끼고 있어 지반도 튼튼하지 않다. 현 위치에서 1.5m를 높인다는데 최소한 3m를 높여야 한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도서관 앞 쪽에 농수산물 시장이 들어서게 된다. 거기서 나오는 냄새와 소음이 도서관으로 흘러 들어올게 뻔하다. 도시계획을 도대체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는지 모르겠다”

제2십리 대밭교 건설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나타냈는데,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위치와 규모를 바꿔야 한다. 계획대로라면 남구 태화강 전망대와 건너편 태화강 대공원을 잇는 구간에 길이 125m, 폭6~7m, 높이 8m의 인도교를 세우는 걸로 돼 있다. 기존 십리대밭교가 있기 때문에 89억원이나 들여 이렇게 큰 다리를 놓을 필요가 없다. 중구 태화강 대공원과 남구 남산사 싸이고개를 연결하는 위치로 바꿔야한다. 다리 규모도 구름다리나 대형 징금다리 정도로 하면 된다. 책정된 예산의 절반만 가지고 건설할 수 있다”

도시계획에 반대하는 횟수가 잦다. 정치권과 생긴 앙금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런 건 전혀 없다. 그럴 일이 뭐 있나. 새누리당 소속이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일, 이십년 살다 치울 거면 입 다물어도 된다. 그러나 우리 자식 대대로 여기 살 것 아닌가. 지금 울산 도시계획은 기본 구도부터 잘못돼 가고 있다. 이러면 안 된다”

여당 속의 야당의원이라고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앞에서 말한 몇 가지 계획 때문에 시 간부들이 곤혹스러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계획이 철회되거나 수정되지 않으면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겠다”

글=정종식·사진=김미선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