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시민의식 이대론 안돼
피서지 시민의식 이대론 안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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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피서인파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일산·진하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만 8만명이 넘는다. 더위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이번 주말에는 기업체들의 휴가까지 겹쳐 피서인파가 4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피서 인파가 몰리면 으레 등장하는게 불법 상행위, 쓰레기·오물 무단투기, 음주 소란 등 시민의식의 실종이다. 진하· 일산 해수욕장, 북구 강동해변, 태화강 중류, 작천정, 석남사 계곡은 이미 이런 무질서로 신음하고 있다.

낮엔 멀쩡하던 해수욕장이 밤만 되면 난장판이다. 취객들이 음주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야영객들이 불안해한다.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와 음식물 찌꺼기, 오물 때문에 쓰레기통이 넘쳐 난다. 화장실도 낮엔 그런대로 청결을 유지하다 밤만 되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안에 도저히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세면기, 변기가 불결해 사용할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니 더 말할 것도 없다.

피서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고 흘러나온 누출수가 악취를 풍긴다. 태화강 중류 망성교 인근, 작천정, 석남사 계곡이 특히 심하다. 선바위·망성교 일원에서 주말에 환경미화원들이 하루 치우는 쓰레기 양만 5~6t에 달한다.

자율적으로 조직됐다는 상인회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다. 일부 상인들이 음료나 음식물 값을 평소보다 1~2배 가량 비싸게 받아도 단속할 생각을 않는다. 이름만 상인 단체지 오히려 이런 부당 행위를 감싸고 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울산시와 5개 구·군은 여름철만 되면 각종 대책을 마련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 하지만 행정당국이 처리할 수 있는 인적·물적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수혜자인 시민이 나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시민들의 솔선수범이 뒤 따르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다. 행정관청의 대책·관리·감독보다 시민의 품격화 된 자긍심이 있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울산에는 아직 독자적인 질서의식이 형성돼 있지 않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비록 우리보다 개인 소득은 적다. 하지만 그들 도시들은 자신들만의 질서가 확립돼 있고 그것으로부터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도 그런 고유의 질서의식을 갖출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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