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문화기반시설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실태조사 연구’에서 드러났다. 실태조사는 전국 7대 도시 400여개 문화기반시설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화기반시설’에는 문예회관, 문화원,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이 포함된다.
이 조사에서 울산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담당자의 87.5%가 ‘가장 힘든 점’으로 설비, 장비, 공간과 같은 ‘교육인프라의 부족’을 손꼽았다. 다른 6대 도시 담당자의 견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교육인프라 부족’을 지목한 다른 지역 담당자는 33.3%(인천)∼63.6%(광주) 수준에 머물렀다. 이와는 달리 ‘예산·재정 확보’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손꼽았다. 이 항목에 대한 답변은 울산이 37.5%에 그친 데 반해 다른 지역은 66.0%(서울)∼80.0%(부산)나 됐다.
울산발전연구원 김상우 박사는 22일 ‘울산경제사회브리프 39호’를 통해 이 사실을 밝히고 “울산시민들이 쾌적하게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에 대한 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박사가 마음먹고 언급했듯이,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은 시민의 문화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런데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좁거나 설비와 장비가 모자라 문화예술을 마음껏 향유할 수 없다면 울산을 더 이상 ‘문화도시’라고 내세울 계제가 못 된다.
울산에서 문화원이라곤 ‘울산문화원(현 남구문화원)’ 한 곳밖에 없던 시절, 울산학춤을 가르치고 배우는 장소로 문화원 뒷마당의 허름한 창고가 이용된 사실을 아는 이는 알고 있다. 한데도 교육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아직까지 그 비슷한 처지를 호소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지름길을 알면 된다. 교육 공간을 훤하게 설비와 장비를 속 시원히 늘려주는 일이 해답이다. 이 일에 지자체의 장들이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 ‘부자도시’의 유수 기업체들도 포항의 ‘포스코’처럼 뜻 있는 이 과업에 흔쾌히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