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고통과 상처만 남겼다
‘희망버스’ 고통과 상처만 남겼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2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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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희망버스’ 폭력사태와 관련해 불법·폭력행위 주동자와 가담자를 가려내 처벌하기로 했다. 53명의 합동수사본부까지 꾸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민주노총 위원장과 현대차 비정규직 울산지회장 등 13명을 업무방해 및 폭력 행위 법률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폭력시위 적극 가담자는 추가로 고소할 것이라고 한다.

‘희망버스’는 상처와 고통만 남기고 떠났다. 어딜 봐도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불법, 폭력, 고소, 처벌뿐이다. 이럴 바엔 차라리 버스 이름에서 희망이란 단어를 빼는 게 낫다. 해결의 실마리라도 잡을까 했던 사람들에게 고통과 상처만 준다면 그렇게 하는 게 옳다. 희망을 걸지 않으면 실망도 덜 할 게 아닌가.

20일 전국 각지에서 현대차 울산공장 앞으로 몰려온 사람은 약 2천500명이다. 그 중에는 어린 아이들도 끼어 있었다. 이 아이들은 모르긴 해도 집회에 참석차 온 부모를 따라 왔을 것이다. 그 부모들은 이 아이들을 왜 데려 왔을까. 여름방학 기간 동안 사회상을 체험하기 위해 데려온 건 아닐 테고 ‘악덕 자본가에 의해 고통 받는 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데리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 평소 의식교육을 했다가 ‘현장실습’을 시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천 명의 응원군이 배후에서 지켜보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용기백배해 사측 사람들과 치고받았다. 일치단결해 회사에 진입하려는 모습도 보였고 완장을 뗀 깃대로, 쇠파이프로 사측 직원과 경비원들을 후려 갈겼다. 그러다가 사측 관리자, 경비원, 노조원, 경찰 등 120여명이 다쳤다. 어떤 사람은 중상을 입어 수술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이번 사태로 희망대신 고통과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온 전문 시위 꾼도 아니고 민노총 소속 근로자도 아니다. 이들은 변죽만 울리다 사태가 마무리되자 떠났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챙길 만큼 챙겼다. 버스를 타고 몰려와 위세도 드높였고 투쟁 초점을 한 곳에 맞춰 소기의 목적도 달성했다. 결국 남은 사람들만 고통과 상처를 떠안게 됐다.

이런 버스는 더 이상 오지 않는게 낫다. 그렇게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는지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2011년 다섯 차례나 원정 폭력시위를 벌였던 한진 중공업 사태를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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