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매각 ‘강건너 불’인가
경남은행 매각 ‘강건너 불’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1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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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침에 따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분리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15일 공사가 보유한 경남·광주은행 발행 주식 총수의 56.97%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모두 팔겠다고 공고한 것이다.

공고에는 경남·울산,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우선협상권 부여’와 같은 지역 배려 내용은 없었다. 관계법(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에서 정한 원칙을 저버릴 수 없고, ‘특정지역 특혜’ 시비의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23일까지 예비입찰 서류를 접수하고 실사를 거쳐 11월에 두 은행의 새 주인을 선정한다. 인수금액이 1조2천억~1조3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최고가’를 적어낸 금융지주가 두 은행을 가져간다고 한다.

경남은행 인수에 뛰어든 금융지주는 BS금융(부산은행)과 DGB금융(대구은행)이다. 두 지주는 경남은행 인수 채비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인수금액을 둘러싼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이 시점에 경남지역민 중심의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와 ‘경남은행 노조’가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영남권의 금융맹주’를 자처하는 두 금융지주에 반기를 든 것이다. 경남은행 노조는 ‘지역환원, 독자생존’의 깃발을 들고 지난 17일부터 ‘1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경남·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관계기관에도 서명 협조를 요청했다. 노조는 인수추진위와 9월까지 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정부, 금융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의아스러운 점이 있다. 울산상의를 비롯한 각계 주요 인사들의 목소리가 지하로 숨어든 것 같아서다. ‘경남은행 지역환원’ 목소리가 크지도 않고 ‘강 건너 불 보듯’ 하다는 이야기다. 경남은행이 ‘향토은행’으로서 울산에서 보여준 애정과 ‘사회적 기여’에 주목한다면 너무 매정하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정부와 싸워 이기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고 ‘경제논리’에 맥없이 주저앉는 모양새도 바람직하지 않다. 경남은행에 한 가닥 애정이라도 있다면 서명운동에 지금부터라도 동참하자. 그것이 은혜와 고마움을 아는 시민의 도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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