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원도심 부활에 주목하는 이유
중구 원도심 부활에 주목하는 이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1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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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가 지난 3년 동안 추진해온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을 마쳤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청이 2008~2009년 문화관광형 시장 조성을 위해 전국에서 10군데를 선정해 추진한 것이다. 그 동안 중구는 문화의 거리를 비롯한 12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 사업의 공식 명칭은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이다. 하지만 중구청이 추구한 사실상의 목적은 문화관광형 시장 조성이 중구 원도심에 미치는 파급효과다. 재래시장 한두 군데를 육성하는 것보다 원도심 전체를 묶어 발전시켜야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그래서 재래시장 자체에 문화관광 요소를 가미하는 동시에 원도심에도 문화시설들을 구축했다. 일단 문화관광 요소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인 뒤 상권 활성화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그런 일단의 계획은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울산초등학교에서 시계탑에 이르는 ‘문화의 거리’ 구간에는 야간에 인적이 뜸 했다. 하지만 지금은 번창한 문화가로 변했다. 밤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을뿐더러 거리 자체도 친화적으로 조성돼있다. 또 곳곳마다 문화·예술단체들이 들어섰고 각종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런 결과가 아니라 그간의 과정이다. 국가나 지자체의 사업성과는 주체의 결단과 능력에 상당부분 좌우된다. 어느 곳에다 어떤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1960년대 근대화를 시작하면서 국가지도자가 정책을 중화학공업이 아니라 관광산업에 맞췄다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번영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다. 똑 같이 대일(對日) 청구권을 행사했지만 관광산업에 돈을 투자해 실패한 필리핀이 그 좋은 본보기다.

중구 원도심 살리기, 상권 활성화란 말이 등장한 것은 10여년도 더 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런 구호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때론 선출직들의 선거공약으로까지 나돌기도 했지만 항상 유야무야 됐다.

이유는 정확한 판단력으로 행동할 주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잠시의 비난이나 비판을 감내할 사람들이 부재(不在)한 탓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중구에는 이런 결단력을 갖고 바라봐야 할 곳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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