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폭우’ 남의 일 아니다
‘중부폭우’ 남의 일 아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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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부터 닷새 째 이어진 폭우로 중부지역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그제까지 서울에 279.5㎜, 강원 춘천에 426.5㎜, 경기 동두천에 333.5㎜의 비가 내렸다. 이 폭우로 3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263명이 발생했다. 침수, 파손된 주택만 122채에 이른다.

이번 중부 폭우의 특징은 한꺼번에 쏟아지다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열대성 ‘스콜’현상이다. 한 시간 동안 60~70㎜가 내리다 다음 한 시간 동안에는 4㎜가 내리는 형태다. 국지성 호우 현상도 두드러진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곳에 따라 강수량이 다르다. 지난 주말 같은 서울 지역임에도 도봉구 방학동에는 52.0㎜가 내린 반면 관악구 신림동에는 10.0㎜가 내렸다.

이러니 행정기관이나 수해대책기구, 건설현장 등이 제대로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이쪽은 괜찮겠거니 하는데 난데없이 비가 쏟아지고 만반의 대비를 갖춘 곳은 말짱하니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지역·기간에 따라 대비하던 종래의 방식에서 벗어나 전방위대비체재로 바뀌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난·재앙을 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울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이따금 소나기만 내릴 뿐 일주일째 무더위가 계속되자 ‘장마가 끝 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 수년간 한반도에 새로 형성된 장마 패턴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통상 울산 장마는 6월말에서 시작돼 7월 하순에 끝나는 형태를 취했다. 하지만 4~5년 전부터 달라졌다.

2008년 ‘울산 폭우’가 그 예다. 장마가 끝났다고 생각할 무렵인 8월13일 시간당 69㎜의 폭우가 쏟아져 시가지 일부와 농경지가 침수되고 저수지 2곳이 붕괴됐다. 2009년 여름 장마에도 이변이 이어 졌다. 6월 하순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이다. 2011년 6월 하순에도 이변이 생겼다. 장마가 막 시작된 25일부터 26일까지 울산지역에 252㎜의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 30년 동안 기록된 울산 평균 강우량 176.6mm보다 약 76㎜나 많은 양이었다.

다음 주 초 장마전선이 중부에서 남부지방으로 내려 올 것이라고 한다. 잠시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장마가 끝났을 것으로 속단해선 안 된다. 인간이 방심할 때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바로 자연의 심술스런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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