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으로 얼룩진 현대차 울산공장
폭력으로 얼룩진 현대차 울산공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7.1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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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현대차 울산 1, 4공장. 차 한 대라도 더 생산해야 할 신성한 일터가 또 무법천지로 전락했다.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노조)가 파업에 돌입, 일부 노조원들이 사측의 대체인력 투입을 저지하고 나섰다. 올 들어서만 벌써 15번째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회사측 관리자와 심한 충돌을 빚어 수십명의 부상자가 속출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현대차 생산현장 곳곳이 살벌한 문구의 플래카드와 날선 대화, 파업, 폭력으로 얼룩지면서 하루종일 혼돈스런 상황을 연출했다.

같은 시각 본관에선 공교롭게도 올해 현대차 노사간 임금·단체교섭이 무거운 분위기속에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파업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컨트롤타워 기능을 상실한 ‘형님 노조(현대차지부)’로서는 이날 단체교섭 자리가 그리 편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사안을 다루는 공식 대화 창구인 노사간 특별협의가 노측의 ‘제 팔 제 흔들기’식 대응으로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갑한 현대차 울산공장 사장이 최근 담화문을 통해 “하청지회가 오로지 자신들의 원론적인 요구를 고집하면서 특별협의 재개와 동시에 또다시 불법파업으로 현장을 혼란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내몰고 있다”며 비정규직지회의 이중성을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니 탓, 내 탓’을 떠나 대화에 집중할 시기에 비정규직지회의 이번 파업은 분명 적절치 않다. 특별협의에서 노측의 분열양상을 드러내며 협상력만 약화시킬 뿐이다.

지금은 21세기 석학들의 치밀한 경제이론도 비웃을 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의 시대인 것도 유념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마저 노사간 다툼에 허덕이는 현대차에 실망해 등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비정규직지회가 이제부터라도 소모적 투쟁을 지양하고 보다 유연한 전략으로 정규직화 문제를 풀어가길 기대해 본다.

<권승혁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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