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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산책
열대거세미나방 박멸, 조기예찰·방제가 최선
2019. 07. 31 by 울산제일일보

여름농사를 주로 하는 우리에게는 비래해충(飛來害蟲)이 비교적 많다. 대표적인 것이 벼멸구, 혹명나방, 멸강나방 등이다. 이들은 열대성기후지대인 중국 남쪽 지역에서 저기압을 타고 여름과 초가을에 걸쳐 한반도로 날아와 알을 낳고 그 어린 벌레가 벼나 옥수수에 해(害)를 입히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신종 해충인 열대거세미나방이 발생해 주로 옥수수 밭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그 현황을 보면, 국내 최초로 제주 구좌읍과 조천읍 옥수수 포장에서 발생한 데 이어 전북 고창군, 전남 무안군·여수시·해남군·보성군과 울산에서 가까운 경남 밀양 옥수수 포장에서도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2016년 아프리카 43개국에서 창궐한 데 이어 2018년 동남아시아 8개국, 2019년 중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에 침투한 열대거세미나방이 바람을 타고 중국에서 날아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울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촌진흥청과 손잡고 옥수수 밭을 중심으로 이 나방을 신속하게 발견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순회예찰에 나서고 있고, 발견된 포장에는 등록약제를 즉시 살포해 적기방제를 돕고 있다.

열대거세미나방의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이다. 2016년도에는 아프리카 43개국에서, 2018년에는 인도·스리랑카·방글라데시·태국·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2019년에는 중국과 대만, 일본에서도 발생해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 비래(飛來)해충의 발원지로 추정되는 광동·복건·절강성 등 중국 남부지역에서 주로 발생해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광식성 해충 열대거세미나방이 좋아하는 기주식물(寄主植物, host plant)은 80여 종이나 된다. 그중 옥수수, 수수, 벼 등 볏과작물을 좋아하고 배춧과, 박과, 가짓과 식물을 해치기도 한다. 암컷은 밤에 옥수수 잎 아래 윗면 또는 줄기에 100~300개의 알을 덩어리로 낳는다. 암컷 성충 한 마리가 알을 최대 1천 개까지 낳고, 바람을 타고 하룻밤에 100km 이상 이동한다.

열대거세미나방의 일생은 알(3~5일)→애벌레(14~21일)→번데기(9~13일)→성충(12~14일)의 과정을 거친다. 다행인 것은 겨울철 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가는 곳 즉 서리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월동이 불가능한 점이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이 나방의 애벌레는 어린잎과 줄기를 갉아먹고 옥수수 열매에 파고 들어가 피해를 주기도 한다. 비래(飛來) 초기에는 개체 수가 적어 피해가 적지만, 생애주기(Life cycle)가 약 44일이나 되기 때문에 국내 번식으로 개체 수가 증가한 7월경부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예찰과 방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거리 이동을 하는 열대거세미나방이 다량 발생하면 작물에 큰 손실을 가져온다. 태국에서는 이 나방 때문에 연간 옥수수 생산량이 25~45%나 줄었다. 아프리카와 스리랑카에서는 20%와 10%, 중국에서는 5~10%의 옥수수 생산량 감소율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월동이 불가능해 정착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에서는 해마다 날아들어 반복적 피해가 예상된다.

방제용 약제로는 옥수수 등 26개 작물에 적용되는 53개 농약이 등록되어 있다. 방제에 필요한 자세한 등록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사로(www.nongsaro.go.kr)-농약정보-농약등록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벌레와 성충은 모두 야행성이므로 방제 작업은 해 뜨기 전이나 해 진 뒤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벌레의 발육단계가 낮을수록 방제효과가 높다. 특히 2~3령 애벌레부터는 주로 옥수수 어린잎 부위 안쪽 깊숙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약제가 충분히 스며들 수 있도록 적용약제를 충분히 살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옥수수 밭 등에 이상한 벌레가 보이면 신종 해충 열대거세미나방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농업기술센터로 즉시 연락해서 신속한 진단을 받아 피해를 줄이도록 하자.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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