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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학의 역사산책
신친일파 색출해 지원 중단하라
2019. 07. 10 by 울산제일일보

역사적으로 망한 나라는 모두 외침보다 내부의 적에 의해 망했다. 70년 전 6월 6일, 친일 경찰들이 ‘반민특위 테러’를 자행하여 친일파 청산을 못하게 막음으로써 조선총독부 식민사학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다는 산책을 얼마 전에 한 바 있다. 그런데 들리는 말로는, 지금 정부가 신친일파들을 국민의 혈세로 지원하고 있다니 또 다시 이런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귀화한 일본인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작년 3월초 JTBC와, 10월 16일 시사저널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일본 극우파들이 우리나라 유학자들이나 대학교수들에게 엄청난 돈을 퍼부어 그들의 입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대신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이른바 ‘일본의 신친일파 양성계획’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호사카 교수는, 2차 대전 A급 전범이었던 사사카와가 출연하여 일본 극우파를 지원하는 ‘사사카와 재단’을 예로 들면서, “그 한국지부가 연세대학교 안에 사무실을 두고 20년째 ‘아시아연구기금’이라는 이름으로 한·일 관계 연구에 75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인 이사 6명 중 3명이 연세대 교수였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 내용을 접하자, ‘반민특위 테러로 서울대와 고려대가 친일역사학 전수를 해왔는데, 이제는 연세대마저 신친일파로 물들어 가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학교 사학과에 재직 중인 하일식 교수가 작년까지 3년간 한국고대사학회 회장을 역임할 때 ‘바른 역사를 주장하는 민족사학자들을 사이비로 몰아 공격’했던 배경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신친일파로 의심되는 대표적인 단체는 ‘동북아역사재단’이다. 그 이유는 2005년도에 중국 동북공정 대응 및 독도 영유권 수호를 위해 창립되어 연간 250억원이 넘는 국민혈세를 사용하면서도 조선총독부와 일본 극우파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재단 홈페이지에서 ‘고조선은 한국사 최초의 국가로서 문헌기록에 나오는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을 가리킨다’고 했다. 또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는 ‘고조선에 대한 선행연구 중 이병도 전 서울대 교수의 학설이 가장 체계적이며 정밀한 연구였으므로 동북아역사지도의 한사군 관련 지도를 제작할 때 그의 연구업적을 가장 많이 참고했다’고 하여 이병도의 조선총독부 사관을 추종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인하대학 고조선연구소의 정태만 교수는 이 재단의 김 모 전 이사장이 ‘독도를 꼭 우리 땅이라고 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책을 저술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이 재단의 배 모 연구원이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일본이 한국에 반환해야 할 섬의 목록을 확정지었는데, 거기에 독도가 빠져 있다’, ‘미국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했다’는 등 사실과 다른 일본 극우파의 주장을 대변했으며, 우리 외교부조차 그저 ‘유감스럽다! 좌시하지 않겠다!’는 등 알맹이 없는 미지근한 제스처만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비준하기 위해 일본 해상보안청에서 만들어 일본 국회에 제출한 ‘일본영역참고도’에는 반원을 그려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아울러 그것을 설명한 한 의원이 ‘일본영역을 표시하는 선이 독도 바로 위(眞上)를 지나고 있다’고 했고 그 말이 일본 국회 속기록에 남아있는데도 배 모 연구원은 ‘독도가 분명히 일본 땅으로 표시되어 있다’고 전혀 엉뚱하게 번역하여 『일본국회 독도 관련 기록 모음집 I부』에 넣어 출판했다가 국회에서 문제가 되자 정오표를 만들어 배포한 일도 있다. 정 교수는 특히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관련하여 일본에 편향된 연구논문 11편 가운데 8편(한국해양수산개발원 3편, 서울국제법연구소 2편, 동북아역사재단[고구려연구재단 포함] 2편, 국방대학 1편)을 모두 정부 연관기관에서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같은 행위는 우리 국민의 혈세로 엄연한 우리의 땅을 포기하거나 국제분쟁에 휩쓸리게 만드는 일본 우익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반민족적 신친일파들의 매국행위임이 분명하다. 국회와 정부는 그러한 신친일파들을 철저히 색출하여 국민혈세 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



박정학 역사학박사·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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