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유학생활(4)
2011-02-17 울산제일일보
우리나라의 4년제 대학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박사학위를 소지한 교수들에 대한 호감도(好感度)와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권위가 커지면서 과도기적 명예박사 학위가 주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런 임시방편은 현재 대학의 교수로 있으면서 미국의 제도를 적용하여 박사학위를 받도록 할 수 없어서 생긴 것이다. 즉, 미국에서는 일정 기간 대학원에서 수강하고, 규정된 학점을 받고, 해당 분야의 연구를 하면서 박사과정 자격시험(qualification 또는 comprehension examination)을 통과한 뒤, 논문지도 교수의 지도하에 박사학위 논문을 쓴 뒤, 논문과 관련된 구술시험(Oral defense)에 합격해야 정식 박사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일부 교수는 학위 논문이 없기 때문에 대학의 교수 경력을 소개하는 칸에 ‘박사과정 수료’라고만 나온다. 그만큼 박사학위 논문을 쓴 것과 못 쓴 것의 차이가 크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박사학위가 없는 교수가 자기 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 학생들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학에서 얼마나 질 높은 박사학위를 수여하느냐이다.
내가 전공한 교육 분야의 박사학위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철학박사와 교육학박사이다. 흔히 학위과정이라고 하는 학점 취득에서 필수과목의 내용과 범위가 약간씩 서로 다르다. 나는 철학박사 과정을 밟았다. 학위과정에서 나의 계산은 피츠버그 대학이 1년 3학기제(Trimester)이니까 5학기 만에 필수과정(course work)을 모두 마치고, 1년간 인턴하면서 학위논문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다학문적 접근으로 필수과목 이외의 과정까지 열심히 공부하여 최종 논문작성 자격시험까지 마쳤을 때, 싱글톤(Singleton) 논문지도 교수가 뉴욕주 교육청(New York State Education Dept.)에서 인턴십을 마치도록 제안하였다. 모든 서류절차를 마치고 피츠버그에서 뉴욕주의 수도 올버니(Albany)까지 직접 운전하여 갔다.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지 얼마 되지 않고 변두리의 한적한 도로만 운전하던 내가 고속도로를 타고 장시간 운전하며 끝까지 갔다. 가면서 운전 실력을 쌓았다. 집념의 다른 측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