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소IC-강동 구간 국비 전액 확보 실패 놓고전·현직 울산시장간 신경전 벌어져

2020-05-14     이상길
송철호

 

14일 오전 울산 롯데호텔에서 울산시와 4·15총선 국회의원 당선인들 간에 열린 간담회에서는 건립 추진 중인 울산외곽순환도로와 관련해 도심혼잡도로로 건설되는 농소IC-강동 구간에 대한 전·현직 시장 간의 신경전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김기현 전 시장이었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현재의 송철호 시장과 맞붙어 패한 뒤 이번 총선 남구을에서 당선돼 화려하게 부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월 울산의 숙원인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 하지만 얼마 뒤 전체 구간 중 농소IC부터 북구 강동동까지 10.8km 구간은 고속도로가 아닌 ‘대도시권 혼잡도로’로 건립되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구간에 투입될 예산은 총 4천361억. 대도시권 혼잡도로로 건립되면 국비와 시비를 50대 50으로 나눠 부담하게 돼 시로서는 2천150억에 이르는 막대한 시비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이날 김기현 당선인은 “울산외곽순환도로가 전체 구간 중 농소IC부터 강동까지는 시비가 투입되는 도심혼잡도로로 건립돼 시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래 전 구간이 한 패키지로 했던 것이고, 모두 연결돼야 외관순환도로지 순환도 안 되고 중간에 끊기는 게 무슨 순환이냐”며 “(내가)시장이던 당시 예타 통과가 힘들어서 절반으로 끊긴 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끊어선 안 된다. 악착같이 이걸 강동까지 밀고 가서 국비를 더 받아야 된다는 전략을 계속해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민선 7기 울산시로서는 전체가 외곽순환도로라고 생각해 정부와 많이 싸웠다”며 “이 일로 인해 얼마나 언성을 높이고 싸웠던지 지금도 청와대 수석 중에는 말도 안하는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데 결국은 과거에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도심혼잡도로로 빼낸 것을 국토부에서 이건 옛날부터 울산시에서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구분 안 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외곽순환고속도로는 전액 국비지만 통행료를 50년도 더 내야 된다”며 “그런데 농소-강동 구간은 도심혼잡도로라서 우리가 절반의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그걸 계산해 봤더니 15년이 안 돼 시가 부담한 비용이 모두 회복돼 사실상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조선업 경기 회복 △코로나19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혁신도시2의 위치 △산재전문공공병원 병상 확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