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임단협 추석전 타결 결국 불발
여름휴가이후 교섭재개도 못해 임협 장기화 불가피현장조직 “‘노사 힘겨루기’ 노조 집행부·사측 비판”
2018-09-20 이상길
현대중공업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 추석 전 타결도 넘기고 말았다.
교섭위원 교체 문제가 터지면서 여름휴가 이후 아직 교섭재개도 못한 상황이어서 결국 올해 임단협도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노사는 지난 8월13일 보름여 간의 긴 여름휴가를 마치고 현장에 복귀했지만 추석연휴 시작 이틀 전인 20일까지 교섭재개조차 못했다. 복귀하자마자 노사 간 교섭위원 교체 문제가 터지면서 제동이 걸린 것. 여름휴가 전인 지난 7월24일 열린 21차 교섭 당시 발생한 노조 측 일부 교섭위원들의 막말 파문으로 사측이 노조에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했지만 노조가 거부하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후 노사 간에는 해양사업부 구조조정을 놓고 지루한 선전전만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노조는 다시 부분파업을 벌였다. 결국 추석 전 타결을 위한 마지노선을 넘기면서 이제 연내 타결로 목표를 재수정하게 됐다.
하지만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어 연내타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추석 전 타결이 물 건너가자 현장에서는 역시나 불만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장조직 가운데 하나인 ‘노동자중심’은 20일 유인물 배포를 통해 현 노조 집행부와 사측을 덩달아 비판했다.
이들은 ‘2018년 임단협 추석도 빈손, 부글부글 끓는 여론 들리지 않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백형록 집행부 때 밀린 2016,2017년 임단협을 새로 취임한 박근태 집행부가 사측이 원하는 대로 얼렁뚱땅 마무리했다”며 “현장에서 추석을 앞두고 벌써부터 2018년 임단협이 해를 넘길 것이라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인 듯하다”고 지적했다.
또 “2018년 임단협 투쟁도 소모적 투생으로 일관하고 있는 지부나,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사측도 결국 똑같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아울러 “조합원을 대표하는 지부장과 사측을 대표하는 경영진에게 바란다. 교섭해태가 능사가 아니다”며 “힘겨루기도 더 이상 의미 없다는 걸 조합원들도 다 알고 있다. 오로지 조합원, 종합원들만 생각하면 된다. 서로가 두 걸음 가기 위해 한 걸음 양보하는 가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강성 성향으로 바뀐 후 치러진 지난 2014년 협상부터 해마다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6년 임금협상은 무려 두 해를 넘겨 올 초에 타결을 보기도 했다. 올해 임단협도 벌써 21차 본교섭을 가졌지만 사실상 일보도 전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