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공모’로 시작한 인생 2모작
2018-09-05 울산제일일보
감사하게도 울산대 화학공학과에 제1호 산학협력교수로 임용되면서 그 기회가 찾아왔다. 혼신의 힘으로 산업현장과 끈을 연결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마지막 장학기금 전달식에서 “엔지니어와 CEO로서 체득한 산업현장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수하는 데 헌신하여 울산대 산학협력 사례가 세계 주요 신생대학의 모범사례로 원용되는 데 기여했다”며 노고를 치하해 주었다.
정년퇴임한 직장인이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고, 산업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많은 혜택을 받은 만큼 이제는 앞장서서 시민들, 특히 학생들에게 봉사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산업안전이나 그린에너지와 관련된 문제 해결은 국가경제 발전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앞으로도 순수한 봉사와 멘토링에 더욱 앞장설 것이다.
대한민국 산업수도인 울산에는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3대 주력산업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우리나라 근대화의 주역들인 공장장과 임원들이 한참 일할 나이에 퇴직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조직을 만든 것이다. 2011년 9월 7일, 마침내 NCN 창립총회가 열려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다. 그리고 2013년 2대, 2015년 3대 회장으로 3번 연임하면서 조직을 확고히 다지고 회원을 늘린 후 2017년 10월부터는 명예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보통 ‘사회공헌’ 하면 봉사활동을 떠올린다. 하지만 중소기업 애로기술 해결이나 대학생 대상 지식나눔 멘토링도 사회공헌 활동이다. NCN은 새로운 기부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생각을 조금만 긍정적으로 바꾸면 창문 너머 온 세상이 포근함으로 가득 찰 수 있다. 플라톤이 법률을 완성한 것도 80세이고, 프랭클린이 망원경을 발명한 것도 80세이며, 서성(書聖) 김생의 글씨가 신묘한 필력을 더한 것도 80세 이후다. 인생 백수시대. 그럼 아직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지 않은가.
노장의 인생가지에는 경험주머니가 쉼 없이 매달려 그 주머니 안에는 온갖 향기가 가득하다. NCN 연륜 속의 농익은 향기가 멀리 퍼져 나가 울산 지역사회가 더 향긋해지기를 소원한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태반이 봉사 받을 나이이지만 울산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환원하고자 하는 열정이 전국으로 퍼져 불타오르길 소망한다. NCN 위원들이 다시 꿈 많은 소년으로 태어나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 이모작을 반드시 이루기를 기대한다. 이 모두 너무 감사할 일이다.
박종훈 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 명예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