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보장, 흔들림 없는 안보에서
2018-03-21 울산제일일보
남북 화해 무드에 맞물려 한반도 주변 정세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1박2일 일정으로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을 만나고 왔다. 이후, 대통령 특사는 미국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했고, 중국·일본·러시아와도 긴밀하게 협의했다. 그 결과 4월 말에는 남북정상회담이, 5월에는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전망이다.
필자는 우리 정부가 거둔 소중한 성과에 박수와 지지를 보낸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의 마중물 역할을 주도적으로 잘 수행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이 주변국과 소통하면서 비핵화에 동참하고 세계평화에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러면서도 이 시점에 주목하고 싶은 것이 있다. 2016년 말,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발간한 ‘2017년 북한 및 안보정세 전망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김정은 정권이 ‘미·북 대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남북대화를 제안하는 등 ‘위장 평화공세’를 펼칠 것이며, 미·북 대화가 여의치 않으면 충격요법식 대남도발도 병행하는 ‘화전 양면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필자는 한미연합훈련이 외교적 사안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한미연합훈련에 직접 참가해본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번 훈련은 유사시 양국의 연합작전에 대비해 소통·교류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미국에서는 전역한 예비군까지 동원해 이 훈련에 참가한다. 필자는 10여 년 전, 한미연합지휘소에 배치돼 주어진 임무를 꼼꼼하게 완수하던 어느 예비역 대령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국가 안보와 치안을 담당하는 군과 경찰은 변화하는 외교의 훈풍에도 흔들림 없이, 지금처럼 묵묵하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 주기를 바란다.
김기환 예비역 소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