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작은 관심만 가져도 예방
2017-01-19 울산제일일보
하지만 보통의 국민이 주변에서 자살자를 접하기란 흔치 않기 때문에 이 수치가 쉽게 와 닿지 못할 수도 있다. 필자 역시 경찰이 되기 전까지는 여러 신문이나 방송 매체를 통해 “대한민국이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라는 말을 계속 들어와 잘 알고 있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찰관이 되고 경찰업무를 수행하면서부터는 그러한 수치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전에 생각하던 것보다 자살과 관련한 신고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는 연중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자살예방 핫라인(☎1577-0199)과 생명의 전화(☎1588∼919
1)가 있다. 우리 울산시에서는 울산광역시정신건강증진센터(www.usmind.or.kr, ☎052-716-7199)를 운영 중이며 각 구·군별로도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꼭 자살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거나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누구든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얼마 전 KBS에서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을 다룬 ‘환생’이라는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본 적이 있다. 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그의 노래를 들려주며 ‘김광석’이란 사람을 알게 해주었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그리움과 반가움, 그리고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그 방송에서도 유난히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있었다. 고인의 친구였던 박학기씨가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었다. 내용인즉, “광석이가 떠나기 전날 그가 술을 한 잔만 더하자고 했는데 거절했다. 만약 그때 내가 광석이와 더 오래 술을 마셨다면 광석이가 그렇게 떠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후회을 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전에 가족이나 친구 누군가에게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떠한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우리 주변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내가 그 신호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서 주변에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태근 울주경찰서 상북파출소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