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 간을 빼먹는 자(者)들
2008-10-16 울산제일일보
그런데 현지 생산 농민도 아닌 역외 토지 소유자들이 다른 곳에서 이중으로 보전차액을 착복했다니 기가 찬다. 이 비리에 접하면서 우선 느껴지는 바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은 본 제도 시행의 허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란 점이다.
전문직 종사자, 공무원, 부동산업자, 관련 금융계 인사 정도는 돼야 이런 루트를 알 수 있었을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분석해 보면 이중 취득자의 상당수는 제도 시행의 맹점을 알고 의도적으로 착복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고위직 공무원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이중 취득할 만큼 우둔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 옛말에 ‘벼룩 간을 빼 먹는다’는 구절이 있다. 쌀 개방에 대비해 어렵게 영농하는 농민들을 부양코자 지원하는 국가 예산을 옆에서 빼 먹었다면 이는 ‘벼룩 간을 빼먹는 몰염치’보다 더한 작태다. 이런 범죄자들은 벼룩보다 못한 해충으로 다뤄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