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魔 수렁에서 건진 미소-홍지윤 청춘문화기획단장
태풍 피해 우정시장에 트로트 문화행사 선물
2016-12-01 윤왕근 기자
“태풍피해로 생기를 잃어버린 시장 상인 분들을 보면서 미약하나마 힘을 조금 보태드리고 싶었습니다. 제 직업이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사람이다 보니 시장 분들에게 신명나는 트로트잔치를 기획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우정시장 한복판에 구성진 트로트 한마당이 열렸다.
정갑윤 국회의원 등 내빈과 상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대잔치에서는 ‘심청이’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트로트 가수들이 분위기를 올려놓고 ‘우지마라’ 등으로 전국적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김양이 나와 상인들과 이용객들의 흥을 돋구었다.
상인들은 “최근 태풍 피해로 인해 평생 일궈왔던 삶의 터전이 날아가고, 또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그래도 이렇게 춤추고 노래를 부르고 나니 그나마 기분이 풀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트로트대잔치는 울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 젊은 문화기획자로 인해 탄생할 수 있었다.
문화기획자 홍지윤(31·사진) 청춘문화기획단장은 “중구는 내가 젊음의 거리 워터버블 페스티벌 등을 기획해 좋은 반응을 얻는 등 가장 애착이 가는 지역”이라며 “그런 중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우정시장에 수해가 닥쳐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하다가 내가 가장 잘하는 공연기획을 해주는 것이 가장 괜찮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 단장은 상인들 자부담과 중소기업청 지원금을 보태 이번 무대를 만들었다. 상인회에서도 수해 이후 힘이 나는 무대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생전 단 한번도 이런 행사가 우정시장에서 열린 적이 없어 난감한 가운데 홍 단장이 자진해서 돕겠다고 나온 것.
실제 그는 문화불모지라고 불리는 울산에서 보기드문 청년 문화기획자다. ‘젊음의 거리 워터버블 페스티벌’과 원도심 옥상 캠핑 대작전, 한복 페스티벌 등을 기획하며 딱딱한 중구 원도심에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을 여러차례 만들어낸 바 있다.
또 얼마 전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뽑은 전국 시장 우수사례에서 홍 단장의 프로그램이 들어간 울산 3곳의 시장이 우수사례에 뽑히기도 했다.
홍 단장은 “현재 울산전통시장센터에 입주해 활동하는 등 활기찬 시장을 보고 있으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며 “우정시장 상인 분들도 이번 트로트잔치를 계기로 다시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