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방담(放談)(3)
2008-10-12 울산제일일보
11월 3일(월)에는 비가 오지 말아야 한다. 울산제일일보의 골프대회가 있는 날이다. 비와 관련하여 골퍼들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골프치고 제일 기분 좋은 것은, 1)골프 라운딩을 끝내고 샤워장에서 막 물을 끼얹을 때, 2)휴게실에서 생맥주 첫잔을 마실 때, 그리고 3)집에 가려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라고 한다.
그러면 기분 나쁜 일은, 1)차가 크다고 내 차만 타고 가자자고 할 때, 2)골프장에 막 도착했는데 비가 오기 시작할 때, 3)아침부터 피곤하게 운전해주었는데 멀리건도 못 받고, 비까지 내려 내기에 졌을 때, 4)점심 먹을 때, 너는 기사이니까 술은 먹지 말라고 하고서 자기들끼리만 잘 마시고, 돌아오는 자동차 속에 코를 골며 잠잘 때라고 한다.
골프 서클에서 라운딩을 하는데 평소에 말도 없고 조용한 사람이 저만큼 멀리서 세컨드 샷을 하려고 잠시 서 있다가 자기 머리와 가슴을 자꾸만 두들겼다. 깜짝 놀라 달려가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야가 시방 나한테 조금만 건드려서 잔디 위에 올려놓고 치라고 해’ ‘그래서?’ ‘머리로는 안 된다고 하고, 가슴으로는 그냥 치라고 해서…’ 그날 우리는 ‘정직상’을 급조하여 그 사람에게 주었다.
방담을 마치며 골퍼들에게 꼭 지켜주기를 바라는 에티켓 두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는 드라이버 샷을 할 때 조용히 하며, 백스윙할 때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멀리, 또는 뒤에 서 있기를 바란다. 빈 스윙할 때부터 신경을 쓰게 한다. 둘째는 퍼팅할 때, 퍼팅 라인 끝에서 쪼그려 앉아, 특히 움직이면서 쳐다보지 않아야 한다. 퍼팅이 완전히 망가진다.
/ 박문태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