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그리고 미래(未來)
2015-08-11 울산제일일보
청와대는 지난 3월 중국 정부로부터 전승절 행사에 대한 공식 초청을 받고 참석하는 쪽으로 검토해 왔으나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불참을 결정하면서 참석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달 13일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민대통합’과 ‘국가발전’을 위한 광복절 특별사면의 대상자를 확정한다. 수감 중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집행유예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특사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중인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도 특사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특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자를 중심으로 최대 200만 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사면과 관련한 국민들의 호불호(好不好)는 설왕설래(說往說來) 중이지만 이왕이면 긍정의 힘이 발휘되길 기대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늦게나마 경제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성장동력 재점화로 선회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경제 살리기 개혁에 가속도가 붙은 경쟁국 일본이나 영국과는 달리 한국은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초록은 동색이라 애국심으로 긍정적인 논조를 가지고 싶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다. 각종 규제와 인건비 부담 증가, 기업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 매입으로 투자 빙하기가 찾아올 공산이 크다. 무차별 복지에 따른 재정적자 증가는 심각한 ‘재정절벽’을 불러올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 1%대, 2030년대 0%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비스업 규제 혁파와 진입장벽 철폐, 노동시장 유연화가 저성장의 덫을 타개할 해법이지만 개혁이 결실을 거둘 것인지는 의문이다.
최근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나이로비에서의 마지막 연설에서 한국을 언급했다. 1961년생인 오바마는 “내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케냐의 국민총생산이 한국보다 많았지만 지금은 한국이 훨씬 잘사는 나라”라며 케냐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가 언급한 두 나라의 ‘과거와 현재’는 해외 학자들의 책에서도 종종 눈에 띄는 내용이다. 우리 역사상 가장 번성하고 한때나마 중국에 기죽지 않고 살았던 ‘대한민국 67년’의 국운이 한계에 다다른 안타까움을 느낄 때면 ‘인생이나 사물의 성함과 쇠함’을 뜻하는 영고성쇠(榮枯盛衰)의 법칙이 생각난다. 하지만 한국은 정말 무서운 나라다. 한다면 하는 나라다.
광복 70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다짐하는 디딤돌과 마중물을 다시 점검하고, 성장의 사다리를 재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신영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