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작가, 귀신고래 새긴 이유는 ‘연민’
日작가, 귀신고래 새긴 이유는 ‘연민’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7.0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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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고바야시 출품작 설명… 내일 ‘the Woodcut’개막
▲ 일본의 목판화 작가 케이세이 고바야시(小林敬生)가 4일부터 열리는 2013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 ‘the Woodcut’개막을 앞둔 지난 1일 저녁 전시가 열리는 현대백화점 내 갤러리 H 등을 사전 답사했다.
“중국 한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종이인쇄 문화권에 있어 한국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일본의 눈목판(木口, 우드 인그레이빙) 분야의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작가 케이세이 고바야시(小林敬生)가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 ‘the Woodcut’ 개막을 앞둔 지난 1일 저녁 울산에 도착했다.

전시에 앞서 고바야시는 자신의 일행과 함께 작품이 전시될 현대백화점 내 갤러리 H 등을 사전 답사했다.

이날 그는 “중국에서 시작된 종이문화가 한국을 거쳐 일본에 도착하기까지 500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중국에서 유럽까지 전파되는데는 1천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됐고, 아메리카 대륙은 그것보다 훨씬 더 늦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간차이만큼 종이로 비롯되는 목판화 기술이 유럽과 미국보다 한중일 세 나라가 더 발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바야시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의 종이 문화 즉 목판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은 같은 동양문화권이지만 종이문화에 있어서만큼은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다. 제작 방식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다르다”며 “한국은 중국의 문화, 일본의 문화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데 한국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고바야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인쇄본은 770년에 간행된 일본의 ‘백만탑다라니경’이었다”며 “그런데 불국사 삼층석탑에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돼 그 기록이 깨지게 됐다”며 아쉬움을 내비치며 웃기도 했다.

이번 ‘the Woodcut’에 출품할 작품 3점 가운데 1점을 ‘울산을 목판화로 찍다’ 특별전에 선보인다. 그는 작품 ‘Sunrise again(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 울산을 상징하는 귀신고래와 돌고래 등을 작품 상하단에 배치해 ‘자연과 인간의 존재에 관한 탐구’라는 주제로 풀어냈다.

고바야시는 작품 속에 고래를 넣은 이유에 대해 “자연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한 연민”이라며 “결국 인간은 자연의 섭리 아래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케이세이 고바야시는 내년에는 맞춤형 전시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그는 “목판화에 관심있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등 사전에 참가 의사만 밝혀온다면 그들 눈높이에 맞춘 목판화 수업을 준비해보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현재 다마(多魔)미술대학 판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케이세이 고바야시에게 목판화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유학생만 30여명에 달할 정도로 그는 목판화계 독보적인 인물이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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