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대신 나무판에’
지역 서양화가의 도전
‘캔버스 대신 나무판에’
지역 서양화가의 도전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3.06.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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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화가 “꽃의 아름다움 널리 퍼뜨리고 싶어”
전미옥 화가 “흐르는 물이 새가 되고 물고기가 되는 것”

울산 지역 서양화가들이 캔버스 앞에 서는 대신 목판앞에 섰다.

작가 이은정씨와 전미옥씨는 이번 ‘2013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the Woodcut)’에 참가해 작품 ‘Subconscious-Together(잠재의식-함께)’와 ‘Dream(꿈)’을 각각 선보인다.

▲ 전미옥 作 ‘Dream(꿈)’
▲ 이은정 作 ‘Subconscious-Together(잠재의식-함께)’

서양화가인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울산대학교 임영재 교수가 이끈 ‘목판화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오랜시간 고무판에 그림을 새기고 또 찍어내는 연습을 거쳐 완성한 뜻있는 작품으로 국제목판화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은정씨는 ‘Subconscious-Together(잠재의식-함께)’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습을 그려냈다. 작품에는 한 그루의 나무 위로 잎사귀가 어지럽게 흩날린다. 사이로는 꽃봉오리가 눈에 띈다.

이씨는 “꽃에 담긴 아름다움을 널리 퍼뜨리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가 작품에 ‘함께’라는 단어를 쓴 것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증후군에 걸린 아이를 돌보면서 느낀 것이라 했다. 10여년간 이어진 아이의 치료에 대해 그는 “혼자만의 고민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목판이라는 자연과 사람의 작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라며 “목판화 작업을 앞으로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미옥씨는 한국화적 소재와 서양화의 표현법이 목판 위에서 묘하게 어우러진 ‘Dream(꿈) ’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속 작은 산 사이 계곡이 흘려내려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또 흘러내려 작은 연못까지 이어진다. 물은 흐르고 물고기는 생동감 있게 뛰어오른다.

전씨는 “흐르는 물은 그저 물이지만 그것은 새가 될 수도 있고 물고기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찍기 전까지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망설였지만 판에 드러나는 색감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며 “서양화와 병행해 계속 목판화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작품은 다음달 4일부터 1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the Woodcut)’에 전시된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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