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로 찍은 울산풍치
목판화로 찍은 울산풍치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6.2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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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억, 김상구 주한경 칼끝에 새긴 울산 12경
산업수도 생태도시 이미지를 한 작품에 압축
▲ 김상구作 ‘No. 1045'.

하늘인지 바다인지 분간이 안되는 경계를 따라 거대한 배들이 몇 척 떠있고, 강의 하류에는 빌딩 숲이 형성됐다.

구비진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뚝 솟은 바위가 보이고 앞서 본 풍경과는 다른 절경이 펼쳐진다. 강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 보자.

짧은 강을 사이에 두고 암각화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강의 최상류, 깊은 골짜기에 다다르니 층층히 쌓인 바위에 찍힌 공룡 발자국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 김 억作 ‘ 울산 태화강 대곡천’
깨끗한 물이 골짜기마다 끝없이 흘러 빼어난 경치가 이어진다. 반구대를 그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이보다 더 좋을까. ‘세로 200cm, 가로 60cm’ 크기의 나무판에 울산의 경관이 담겼다.

우리나라 대표 목판화가 중 한명인 김억씨의 작품 ‘울산 태화강 대곡천’에는 울산의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단면이 새겨져 있다.

목판화의 대가로 불리는 김억, 김상구씨가 다음달 4일부터 1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2013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the Woodcut)’에 출품할 작품을 공개했다.

이들의 작품은 여느 출품작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번 ‘the Woodcut’에 신설된 ‘울산을 목판화로 찍다’란 특별전에 출품하기 때문이다.

‘the Woodcut’은 목판화라는 단일 장르로 열리는 세계 유일의 국제적인 행사지만 목판화와 연관이 깊은 도시 울산에서 열리는 만큼 지역의 특성을 살린 특별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있어왔다.

이에 울산국제목판화운영위원회(위원장 임영재)는 올해에는 우리나라 목판화를 대표하는 작가 김상구, 김억씨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주한경씨를 섭외해 ‘울산을 목판화로 찍다’란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이들은 지난달 6~7일 이틀간 울산의 이름난 풍광이 있는 곳을 두루 답사했다. 그리고 풍경 하나를 주제로 선택한 뒤 한달여 동안 작업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김상구의 ‘No. 시리즈’와 김억의 ‘울산 태화강 대곡천’, 주한경의 ‘태화강’이다.

김상구씨는 특별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작품 3점을 출품했다. 한국현대목판화의 역사가 되고 있는 김상구씨는 태화강 위를 떠다니는 백로와 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등을 나무에 새겨 울산을 표현했다. 김상구씨는 “작품을 통해 생명이 넘실대는 해안, 하늘과 태양 등을 울산의 역동성과 아름다움을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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