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에 꿈결같은 여행을
별이 빛나는 밤에 꿈결같은 여행을
  • 김영수 기자
  • 승인 2008.06.12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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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에게 쓰는 편지

어젯밤은 통 잠이 오지 않더군.

일어나서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한대 피우는데

밖을 바라보니 주황색 나트륨등만이 켜진 순환도로에 달리는 차들이 한대도 없더군. 시간을 재어보니 길어봐야 2초도 안되더라.

양쪽 차선에 차가 다 없는 시간이.

문득 태화강을 바라봤는데 태화강 물빛에 비친 야경이 얼마나 색다르게 느껴지던지. 그래서 야간여행이 떠나고 싶어졌어.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낮과는 달리 밤의 도시 풍경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거든. 가족들과 함께 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 몇 곳 추천해 줄 수 있겠나? 답장 기다리겠네.

M에게 쓰는 답장

M. 보게 편지 잘 받았네.

학교 다닐때 자넨’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의 첫문장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별이 빛나는 밤 하늘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라는 구절.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느라 가족과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말을 달고 사는 자네라면 밤에 떠나는 야간여행은 좋은 선택이네. 내가 추천하고 싶은 야간여행지는 다음과 같네. 도움이 되길 빌며 글을 접네.

‘처용의 흔적을 찾아’

▷ 울산문화원연합회, 달빛 문화기행

울산에는 매월 음력 보름전후에 울산의 문화재및 명소로 떠나는 야간 여행인 ‘달빛 문화기행’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울산에 살면서도 울산의 진면목을 모르고 지내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울산의 정취를 만끽하고 애향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21일 떠나는 6월 달빛문화기행은 ‘처용은 동해바다의 꿈으로 남아’라는 주제로 처용암, 개운포 성지, 망해사에 남은 처용의 흔적을 찾아보는 코스.

다음달 19일에 떠나는 7월 달빛문화기행은 우가산 봉수대와 강동 주상절리를, 오는 8월 23일에 떠나는 8월 기행은 간월사지 석탑과 작천정을 돌아볼 예정이다.

달빛 문화기행은 매회 90명을 정원으로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으며 1인당 참가비는 5천원이다.

접수는 울산문화원연합회 홈페이지(www.usccf.or.kr)의 달빛문화기행 방에서 직접 신청하면 되고 자세한 문의는 울산문화원연합회(268-2970)으로 하면 된다.

365일 반짝이는 다이나믹한 공단

▷ 울산12경 무룡산에서 바라보는 울산야경

북구 연암동과 화봉동 강동동 일대에 걸쳐있는 무룡산은 울산의 진산으로 여겨지는 곳. 예로부터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냈던 장소로 유명하다. 울산의 지키는 수호산인 무룡산에서 바라보는 공단의 야경은 울산 12경중에 하나. 울산이 왜 한국의 산업수도인지를 울산공단의 야경을 통해 알 수 있다.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울산공단의 불빛. 다이나믹한 울산을 경험할 수 있다.

또 무룡산의 ‘스캣터통신시설’도 한번 볼만한 유적(?)

무룡산은 우라나라 국제 스캣터 통신시설의 발상지. 스캣터 통신은 대류권 산란파 통신 방식으로 지난 1968년 일본 하마다를 향해 첫 전파를 발사한후 지난 1980년 11월 28일 한일 해저동축케이블 개통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70년대 온 국민이 열광했던 김일과 이노끼의 프로레슬링 장면이 이 통신시설을 통해 전달 됐다고 한다.

형형색색 조명 연인들에게 ‘안성맞춤’

▷ 천년고도 경주 야경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

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수학여행 인파, 역사가 묻은 유적지로 가득찬 경주의 낮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경주의 야경또한 그에 못지 않다.

경주 야경의 백미는 대릉원과 국립경주박물관까지의 1.5km 코스.

임해전지(안압지), 월성, 계림, 첨성대,등이 대릉원과 경주 국립박물관과 대릉원을 잇는 7번국도 중심으로 모여있다. 각각의 문화재들마다의 야경도 화려하지만 이들 장소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무척 운치가 있다. 형형색색의 경관조명은 물론 산책로 중간중간에도 가로등이 잘 정비돼 있어 가족 연인들과 함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렇게 천천히 걸어 도착한 임해전은 경주야경여행의 종착점이자 여행을 완성하는 화룡점정.

천문대 오르면 김해 전경이 한눈에

▷ 김해 천문대

경남 김해시 내외동에서 동쪽산을 보면 산이 알을 품은 듯한 모습의 건물이 산꼭대기에 보인다. 이 건물이 영남지역에서 유일한 시민천문대인 김해천문대이다.

김해천문대는 지난 1998년 12월 밀레니엄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천체와 우주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해소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지난 2002년 2월에 개관했다.

김해지역은 예로부터 천문과 인연이 있던 고대국가 금관가야가 있던 곳. 가야국 왕자가 진례토성위의 상봉에 천문을 보기 위해 첨성대를 쌓았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지금도 그곳을 별을 보는 곳이라해 비비단이라고 부른다.

김해천문대가 위치한 분성산 정상에는 김해시 전경을 한눈에 볼수 있다. 특히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밤에 내려다본 김해시의 야경은 절경.

김해천문대에관한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 (http://astro.gsiseol.or.kr)또는 전화 055-337-3785로 하면 된다.


밤이면 화려한 옷으로 자태 뽐내는 여수항

▷ 돌산대교 야경·유람선 투어

수많은 섬과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을 갖고 있는 항구도시 여수.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여수항은 밤이 되면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여수 야경의 백미는 돌산대교와 유람선 투어. 돌산대교 교각기둥에서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야간조명과 바다·섬·여수항이 함께 어우러진 밤 풍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국적인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단층 목조건물인 진남관과 해돋이 명소로 자연경관이 빼어난 향일암, 그리고 항아리 속처럼 아늑하고 오목한 느낌을 주는 방죽포 해수욕장은 여수에서 놓쳐서는 안 될 가볼만한 여행지이다. / 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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