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작 ‘태화강’ 선보일 날 고대
출품작 ‘태화강’ 선보일 날 고대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6.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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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서양화 ‘the Woodcut’계기 목판화 함께
딸 이름 ‘아라’에서 본뜬 작업실 이름 ‘Ara Art’
▲ 북구 상안동 산 기슭에 자리잡은 서양화가 주한경씨의 작업실 ‘Ara Art’ 내부 모습

화가 주한경씨의 작업실은 울산시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차로 북부순환도로에서 동천서로를 따라 20여분간 달리다 보면 북구 상안마을이 나온다. 주한경씨의 작업실이 자리잡은 곳이다. 울산이지만 시골의 호젓한 초여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주는 이곳에서 지난 21일 주한경씨를 만났다.

◇주한경씨 “태화강을 찍다”

주한경씨를 찾은 이유는 지역에서 서양화가로 잘 알려진 작가 중 한명인 그가 이번 ‘the Woodcut’에 목판화가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름난 우리나라 대표 목판화가 김상구씨, 김억씨와 함께 ‘울산을 찍다’ 특별전에 참여하기 때문.

“울산대 임영재 교수의 적극적인 권유로 이번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목판화 소멸법 분야에서 이름난 임영재 교수의 권유에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우리나라 최고의 목판화가 두 분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져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번 ‘the Woodcut’에 선보일 작품은 ‘태화강 (Teahwagang)’이다. 작업실 한켠에 완성된 작품이 걸려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태화강’ 옆에 걸린 중국의 대표 목판화가 ‘장민지에’의 작품과 나란히 걸렸다는 것이다.

“태화강의 발원지인 상류와 울산 산업발전의 근원지인 하류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옛 선조들의 발자취와 역사의 흐름 속에 사라지는 수많은 흔적과 울산 이야기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울산의 유구한 역사적 맥이 끊임없이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강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재창출했다고 보면 됩니다.”

 

▲ 주한경作 ‘태화강’.

 

◇그의 개성이 묻어나는 작업실

주한경씨는 2년 전까지 아파트 생활을 하다 이곳으로 이사왔다. 2층 집으로 지어진 주택의 외관은 누가봐도 한눈에 ‘예술가의 집’이라고 알아차릴 만큼 일대 주변에서도 돋보였다. 이 주택 이름은 딸의 이름 ‘아라’를 따 ‘Ara Art’로 지었다. 2층 가운데 작업실로 쓰는 1층은 온전히 그만의 공간이었다. 갤러리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공간이 주는 느낌은 세련돼보였다.

오래된 악기, 트랜지스터, 진공관 라디오, 손때묻은 수동카메라 등 다양한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간은 그의 관심사를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묻어났다.

작업실 밖의 풍경도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창밖으로 넓게 펼쳐진 푸른 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함을 해소하게 만들고, 개구리 울음소리와 풀벌레 소리는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최근 들풀을 소재로 한 ‘부채전’을 열기도 했다.

“신록이 우거진 초여름은 1년 중 가장 작업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여기로 오기 전까지는 학교 미술실에서 주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작품 구상을 하고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2년 걸려 이곳을 만들게 됐습니다. 도시의 작업실에서는 ‘작업’은 할 수 있지만, ‘생각’을 하기는 힘들어요. 이곳은 작업을 위한 준비를 하는 곳입니다.”

 

▲ 아날로그적 감성을 좋아한다는 주한경씨의 취향을 작업실 곳곳에서 오래된 카메라, 라디오, 전축 등 소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 “서양화가지만 판화작업도 계속”

작업실 곳곳에서 판화에 대한 주한경씨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판화 미술의 세계’의 전집이 책꽂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목판화작업은 임영재 교수의 지도와 프레스기 사용으로 인해 울산대 미대 조소과에서 작업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이론에 충실하려는 그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본업은 서양화지만 거기에 국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판화가로 독립된 작업가로의 전향이 아닌 서양화의 연결 범위 안에서 계속해서 작업해 나갈것입니다.”

글·사진=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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