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暴易暴
以暴易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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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역포: 포악함이 또 하나의 포악함을 대처한다
중국 고대 은(殷)나라 주(紂)는 포악하기로 이름이 난 임금으로 그는 호사스런 생활로 백성들을 토탄에 허덕이게 했다. 당시 제후국이던 고죽국(孤竹國)의 왕자 백이와 숙제 두 왕자는 모두 왕위계승을 피해 은둔 생활을 하면서 주 문왕이 선정을 베풀고 백성을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은둔을 접고 주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이미 문왕이 죽고 아들 무왕이 보위에 오르자마자 부왕의 뜻을 이어 천자국의 포악한 주를 토벌 하기위해 출정 길에 오른다는 말을 듣고 달려가 무왕에게 비록 주가 포악하나 천자국이고 또한 자식으로 아버지의 상중에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불충불효이니, 당장 출정을 멈출 것을 간언 했으나 무왕은 듣지 않았다. 무왕의 군사들이 출정하는 날도 전차를 막아서며 만류하자, 무왕이 당장 처형을 명했으나 군사 강태공의 만류로 죽음을 면해 그 길로 수양산에 들어가 주나라에서 난 곡식을 먹지 않고 산나물과 풀뿌리로 연명하면서 스스로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그것이 채미가(菜薇歌)다. 그 내용 중 “포악함으로 포악을 바꿈이여 그 죄를 모르는구나(…以暴易暴兮 不知其罪矣)”라고 말 한데서 유래된 말로 이는 ‘포악함을 포악함으로 대처하면 또 다른 포악함을 불러오게 된다’는 교훈의 말이다. 지금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욕적인 개혁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그 의도와는 달리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지역의 예만 보더라도 모 지방은행의 경우 그 자산의 규모면이나 건전성에 있어 전국 지방은행 중 1위를 달리고 있고 투자자는 물론 심지어 시민들에게 까지도 그 믿음을 얻고 있으며 또한 의욕적인 사업을 추진 중에 있던 수장이 하루아침에 돌연히 물러나게 됐으니 어느 누가 자율적인 용퇴라고 볼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진정한 개혁이란 잘되고 있는 것은 그를 표본삼아 더욱 권장하고 발전케 하고,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는 과감하게 변화시켜 분별있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데 잘되고 못됨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잘라나간다면 이것이야 말로 ‘이포역포’가 되지는 않을 지 염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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