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문화발원 자리매김 최선”
“창의·문화발원 자리매김 최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6.1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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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 연세대 교수 울산시립도서관 청사진 기획
“우리나라의 도서관 수준은 프랑스보다 20년 뒤져 있습니다. 1990년 당시의 프랑스 모습과 흡사합니다. 프랑스에선 1층 출입구에서 대출과 반납이 모두 이뤄집니다.” 울산시립도서관 건립 기본계획을 맡은 연세대 임호균 교수의 말이다. 임교수는 한국에선 도서관 안에 문화교실, 자유열람실 등 다목적 시설이 있어 밤 늦게까지 도서관을 열어야 하지만 외국은 대표 도서관들이 공무원 퇴근 시간에 맞춰 문을 닫는다고 했다. 새로 건립될 시립도서관도 지역 대표 도서관의 기능을 다하도록 외국의 사례 일부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 자유열람실을 없앨 것이라고 한다. 다음은 임교수와 인터넷으로 대담한 내용.

이전에도 도서관 건립계획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공공도서관건립·운영컨설팅 지원사업’을 수행 중인데 지난 5년 동안 116개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 오고 있다.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공공도서관 건립·운영 매뉴얼’도 발행했다.

요즘 도서관 건축물 구조는 어떤 경향을 띠고 있나.

공공도서관은 그 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나타낸다. 외국의 경우 도서 대출과 반납을 공공도서관 출입구에서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용면적을 축소해 유효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공도서관이 학습실, 문화교실 등과 같은 비자료 열람영역과 일반자료열람실, 어린이자료열람실, 멀티미디어실 등과 같은 자료열람영역으로 나눠져 있다. 따라서 두 영역의 운영시간이 서로 달라 출입구를 달리하지 않으면 통합관리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효율적 운영을 위해 통합관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 공공도서관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오르내리지 않도록 가능한 층수를 저층으로 하고 공간도 실별로 구분하기보다 영역별로 나누는 경향이 짙다. 도시에서 도서관 대지를 확보하기 어려워 고층으로 건축할 수밖에 없는 경우, 공용면적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그 취약점을 커버한다.

울산 시립 도서관은 어떤 특징을 지니게 되는가.

이런 구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울산시립도서관 기본계획은 공공도서관이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수용할 수 있게 했다. 우선 지역 대표도서관으로서 울산시 공공도서관들과 교류·협력하고 정책과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지원할 수 있도록 공공도서관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또 이를 위해 현재 한계점에 도달한 울산시 공공도서관들의 공동 보존서고를 운영해야 한다. 두 번째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첨단 도서관이 돼야 한다. 다음으로 시민들의 평생학습 공간이 돼야 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이 돼야 한다. 끝으로 지역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서로 연계하는 창의 문화활동 중심이 돼야 한다.

울산시립도서관의 전체 공간구성은 시기와 시간대별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공용부분은 공유하면서 자료열람영역과 비자료열람영역으로 나눠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4층 이하로 건립돼야 한다. 현재 기본계획에서는 3층으로 건립계획을 수립해 놨다. 인건비, 자료구입비, 운영비 등 비용은 기본계획에 따라 산출되겠지만 일반적으로 매년 건립비 기준 최소 10%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게 도서관 운영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울산시립도서관은 시기와 시간대별로 운영하기 위해 자료열람영역은 통합관리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립 도서관이 들어설 장소는 위생처리장이 있는 곳이고 인근에 대형 장례식장이 있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여천위생처리장을 건립할 당시 이 지역은 시 외곽지역이었다. 그러나 울산시 중심지가 성장함에 따라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생기는 공간을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문화교육 공간으로 도서관을 건립하는 해결방법은 외국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도시환경개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인근의 대형 장례식장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시립도서관 위치와 분리돼 있어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다만, 기존 여천위생처리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에 대해선 충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시립도서관으로 들어가는 차량과 보행자를 위해 여천천에 신설될 교량도 여천천의 환경을 고려해 디자인 돼야 한다.

동구·북구 주민들의 접근성 문제가 있다.

공공도서관은 대도시 인구 밀집지역에서 대개 반경 1.5㎞ 이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전체 이용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현재 건립계획 중인 울산시립도서관은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일반 공공도서관 기능과 지역 대표도서관의 기능을 함께 한다. 시립도서관 건립계획에 나와 있는 위치는 울산시 전체 인구가 접근하기엔 충분치 않다. 따라서 기존에 있는 공공도서관들이 건립예정인 시립도서관을 중심으로 지역 내에서 각각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일정부분 수행해야 한다. 시립도서관은 지역대표도서관으로서 각각의 공공도서관을 지원하고 전체인구의 공공도서관 서비스를 수행하면 된다.

건립 예산은 어느 정도로 보나.

기존시설 철거비, 건립공사비, 설계 및 감리비, 가구구입 및 정보화시설비, 진입교량 건립비 등 전체 사업비는 약 4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침수 대비를 위한 건립지 성토 등과 같은 본 설계 상황에 따라 건립비가 증가될 수 있다.

시립도서관 건립을 성공하기 위한 조언.

공공도서관은 개관 후 장기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시설이다. 따라서 공공도서관이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효율적인 운영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공도서관 건립에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구성해야 한다. 두 번째 공공도서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가구배치계획, 정보화시설계획, 기계·전기와 에너지절약계획 등이 기본단계에서 선행돼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지역대표도서관으로 계획돼 건립된 도서관은 인천미추홀도서관과 전남도립도서관 등 2개이고 건립을 추진 중인 도서관은 충남도립도서관, 울산시립도서관 등 2곳이다.

기존에 건립된 지역대표도서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면 시립 도서관 건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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