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구우후(鷄口牛後)
계구우후(鷄口牛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5.2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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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입이 될지언정 소의 꼬리가 되지 않는다. 출전은 ‘사기(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이 낫다는 말과 같다.

중국 전국시대 중엽, 입신양명을 꿈꾸던 종횡가 소진(蘇秦: ?~B.C.317)은 중 한나라 선혜왕(宣惠王)을 알현하고 합종설을 유세한다.

“전하, 강병을 가진 한나라가 싸우지 아니하고 진나라를 섬긴다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진나라는 계속 국토의 할양을 요구할 것입니다. 차제에 6국이 남북, 즉 세로(縱)로 손을 잡는 합종책으로 진나라의 동진을 막고 국토를 보전해야 합니다. ‘차라리 닭의 부리가 될지언정(寧爲鷄口) 쇠꼬리는 되지 말라(勿爲牛後)’는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 선혜왕은 소진의 합종설에 찬동하고 소진은 마침내 6국의 재상을 겸임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이 말은 소진의 창작이 아니고 속담을 인용한 것이다.

종횡가: 중국 전국시대에 각국의 군주(君主)들을 찾아다니며 부국강병책 등을 유세한 일군의 인물들을 말한다. 여러 나라를 종(縱)과 횡(橫)으로 각각 묶으려는 외교가(外交家), 책사(策士) 모사(謀士)들의 총칭이다. 합종책을 편 소진과 연횡책(連衡策)을 펴 성공한 장의(張儀)가 대표적이다.

한편 닭은 한나라 고서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따르면 문(文), 무(武), 용(勇), 인(仁), 신(信)의 오덕(五德)을 갖춘 존재라고 예찬한다.

닭의 벼슬은 문인들이 쓰던 관(冠) 모양으로 입신양명의 출세를 뜻하는 문(文)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발톱은 날카로운 무기의 형상으로 무(武)를 나타낸다고 한다.

용(勇)은 닭이 자기 영역을 침범하는 적과 용감하게 싸우는 습성을 말한다. 인(仁)은 모이를 식솔들과 함께 나눠먹는 습성에서 보인다. 독식을 하지 않고 나누는 것이 인이다.

신(信)은 새벽이 되면 언제나 어김없이 목청껏 아침을 알리는 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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