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의 전쟁’ 끝낼 때다
‘만원의 전쟁’ 끝낼 때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5.0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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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2교대제를 받아들인 현대자동차 가 요즘 ‘만원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은 노사(勞使)간이 아닌, 노노(勞勞)간의 다툼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현대차 노조 문용문 지부장은 지난달 26일 사측과의 줄다리기 협상에 마침표를 찍었다. 휴일(주말)특근수당을 노조 요구액의 96.2% 선에서 매듭짓기로 한 것이다. 양쪽 제시액 사이엔 약 1만원의 차이가 있었고 ‘만원의 전쟁’이란 이름도 이 때문에 생겼다.

노조 지부장이 윤갑한 사장과 합의서에 서명한 직후 일부 언론은 “현대차가 백기를 들고 노조의 요구를 사실상 모두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바로 이 서명이 ‘만원의 전쟁’을 ‘노노 갈등’으로 번지게 한 불씨가 됐다. 현대차 1~5공장 사업부 대의원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주말특근 임금보전안’은 ‘지부장의 직권조인’일 뿐 대의원단 전체의사가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주말특근 계속거부’도 선언했다. 주말특근수당 문제를 임금·단체협약 교섭 테이블에 다시 올릴 것도 요구했다. 이 바람에 현대차의 주말특근은 주간2교대제 시행 9주째인 지난 주말에도 물 건너간 격이 됐다. 사측은 생산차질이 6만3천대(1조3천억원)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이 곱지 않다. 생산차질 재발 때문이 아니라 노조 집행부 선거가 불과 4개월밖에 안 남았다는 ‘민감한 시의성’ 때문이다. 이번 노노 갈등을 ‘밥그릇 챙기기’가 아닌, ‘차기 패권’을 의식한 ‘샅바 싸움’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그래서 존재한다. 한 언론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현장 제 조직 및 대의원들의 노조 집행부 흔들기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 노조 집행부는 현대차 내 7개 현장조직 중에서도 ‘강성 좌파’에 속한다고 한다. 그런 배경을 지닌 문 지부장의 결심을 두고 ‘9월 선거를 겨냥한 의도된 제스처’로 단정 짓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지적이 있다. 노사 대표가 어렵사리 성사시킨 합의를 ‘1만원 차액’을 빌미로 거부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모자란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은 ‘만원의 전쟁’을 서둘러 끝내고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그 결단은 현대차 노조 대의원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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