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가 기술인력 확보다. 애써 채용한 신규 인력이 기술을 익힐 만하면 대기업으로 이직하거나 보다 나은 업체가 빼내 가기 때문이다. 또 어렵사리 뽑아놔도 그들에게 전문기술을 가르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웬만한 고급기술을 가진 사람은 모두 대기업으로 빠져, 중소기업은 상하 구조가 모두 취약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 울산발전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특성화고나 2년제 이상 대학을 졸업한 울산지역 취업자가 전공을 살린 경우는 33.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전공과 직업이 불일치한다. 이런 비전공자를 숙련시려면 전문 인력이 해당 기술을 전수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게 중기 측의 하소연이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퇴직한 高경력 전문기술인력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울발연 황진호 박사가 지난 2월 경제사회브리프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227개 지역 중소기업 가운데 81개 기업(35.7%)이 고급 기술인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종업원 수 30명~100명 미만, 연 매출액 10억~50억 규모의 조립금속업종이 그 필요성을 가장 크게 제기했다는 점이다.
이런 기업들이 필요한 것은 주로 기술 컨설팅이다. 조금만 더 단련하면 고급기술을 체득할 수 있는 사람에겐 단 몇 마디 조언이 새로운 기술의 장(章)을 열게 한다. 또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멘토가 필요하다. 각박한 중소기업 현장에서 그들에게 기술과 용기, 비전을 줄 수 있는 ‘선생’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울산 NCN은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서로 다른 중소기업 제품을 연결해 중간 완제품을 생산함으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멘토 역할을 함으로서 인력 재활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이 지역을 떠났던 그들이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이 도시가 그 만큼 살만한 곳이고 여유롭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