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민주노총 총파업은 잠시 유보하는 게 옳다. 자칫 혼란한 정국을 이용하는 ‘기회주의’로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정국은 광우병 파동에서 다시 미 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 쪽으로 넘어가고 있고 일부는 정권퇴진까지 주장하는 상황에 와 있다.
반면에 울산지역 분위기는 여타 지역의 그것과 사뭇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산업지역인 울산의 입장에서는 작금의 전국 상황이 탐탐치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솔직히 말해 이 지역은 쇠고기 수입개방을 통해 한미 FTA가 체결되면 자동차, 기계, 정밀화학제품 등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른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런 주변여건을 감안치 않고 민노총이 파업을 강행하는 모습은 울산시민들에게 바람직하게 보일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어느 쪽도 피해를 입지 않는 중용의 방식을 취할 것을 지역민들은 원하고 있으며 그것은 파업 ‘강행’보다 ‘일시 보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시민, 사회단체가 요청한 촛불시위 참여를 울산대 총학생회가 거부했다. 지난달 말 전국 촛불시위 집회 참가자 숫자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 시, 도 중 울산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파업 결정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는 것이 향후 지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 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며 이는 향후 울산 민노총의 입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명분만 따르고 주변의 사정은 간과했기 때문에 민노총은 가끔 과오를 저지른 적이 있었다. 지금 이 지역의 시민 정서는 다른 지역과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