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는 지역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재능 기부’의 뜻을 문서로 남겼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프로보노(Pro Bono)’란 ‘공익을 위하여’란 뜻의 라틴어로,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베푸는 공익적 봉사를 일컫는다.
봉사단 회원은 현재 31명이나 되고 12일의 협약식에선 회계사, 세무사, 노무사, 디자이너 등 4개 직종 전문가가 서명했다. 하지만 회원 중엔 변호사, 변리사도 있고 대기업 직원도 있다. 이들은 언제든지 재능을 기부할 준비가 돼 있다.
회계·세무사들은 기장대리, 연말정산, 원천세 신고, 각종 세무신고 등 회계·세무 분야 지원을, 노무사들은 근로계약서·취업규칙 작성, 급여설계, 노무업무 등 인사·노무 분야 지원을 연말까지 책임지기로 했다. 디자이너들은 상표 디자인·캐릭터 디자인 개발 등 디자인 분야 지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봉사단의 설립과 협약식의 전 과정에는 김동필 대표의 열정과 노력이 숨어 있었다. 그는 좋은 뜻과 의욕으로 출발한 사회적기업 대부분이 ‘경영마인드 부족’으로 애를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을 제대로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구상을 실천에 옮겼다. 울산지역 사회적기업에 일일이 서신을 보내 ‘재능 기부’ 의사를 밝혔고, 이러한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봉사단이 마침내 닻을 올린 것이다.
회원들은 협약식 이전에도 사회적기업들을 간간이 도와 왔지만 그 방식에 한계가 있었다. 12일의 협약식은 개별적·산발적이던 재능 기부를 공식화·체계화시켰다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또 이들의 기부는 ‘금전 기부’가 아닌 ‘전문성 기부’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사회적기업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착한 기부’의 취지에 공감하는 더 많은 분야별 전문가들이 프로보노봉사단의 ‘재능 나눔’에 동참한다면 더 풍성한 결실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