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철거를 주장한다
사연댐 철거를 주장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14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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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저 임업에 종사하고 있는 촌부다. 상식으로 암각화의 근본을 따져보고 싶다. 인간이 살면서 남기는 것들을 문화라 하는데 이를 반구대암각화에 대비해 생각해보았다.

사연댐의 단계적 철거를 제안한다. 시한을 두고 필요한 만큼씩 수위를 연차적으로 낮추다가 한계시한이 되면 사연댐을 완전 제거하자는 거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사연댐 폭파를 상상해 보았다.

“국민여러분 울산시는 세계적 문화유산인 국보 반구대암각화를 살리기 위하여 사연댐을 폭파합니다. 먹을 물을 해결해 주십시오”하고 말하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정도 되면 대통령이고 국무총리고 간에 나서서 물 문제를 해결할 명분이 되지 않겠는가.

사연댐의 철거와 수반되는 사업들의 수행을 위한 예산, 먹는 물 수요 공급 대책, 암각화 주위의 복원 계획, 암각화 역사교육 및 관광 자원화 계획 등의 멋진 청사진을 그려 보는 것이 몽상일까? 반구대암각화는 서울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울산시립박물관 등 많은 박물관에서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장은 방치되어 있다.

현재 반구대암각화 몰골은 침수와 노출의 반복으로 부식되고 흙떼가 낀 것이 처량하기 짝이 없다. 이게 우리 울산의 문화수준이라면 부끄럽다. 울산사람이 아닌 외지인들이 나서서 원형보전을 외치는 지금의 형국에도 문화적 수치심을 느낀다. 지금부터라도 암각화보전에 장기 로드맵을 확정지어 암각화를 물에서 꺼내고 영감을 얻을수 있는 환경을 복원할 수 있는 기본틀을 만들기를 소망한다.

3천년에서 7천년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금전적 부담을 지지않겠다면 어불성설이다. 전국 소득1위 산업수도 울산이라는 명성이 부끄럽다. 울산시가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암각화와 그 주변을 구출할 의지가 있었다면 오래전부터 예산을 편성해 맑고 풍부한 수원을 확보했을 것이다. 생태제방축조와 같은 수법으로는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토목식 아이디어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 보여 진다. 4대강의 보(堡) 건설처럼 자연만 훼손해놓고 철거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반구대암각화가 고대 불교문화재나 고대 기독교문화재 였다면 이런 식의 대책이 나왔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암각화가 민족문화의 뿌리라는 생각을 하면 분노가 치민다.

일각에서는 원형을 바꿔 암각화를 보존하자는 논의가 있어왔다. 인공수로를 만들자는 것과 생태제방을 쌓자는 방법들이다. 이 시점 하고싶은 말은, 확실하지 않으면 손대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잘못 건드리면 안한만 못하다.

암각화가 있는 언양읍 대곡리는 순 한글로 한실이다. 한실은 한(크다, 많다)과 실(계곡, 골짝), 즉 큰 계곡이다. 이 계곡은 예전에 호랑이가 출몰하던 영험한 곳이다. 울산에서 범서 사연을 거쳐 두서 인보를 거쳐 경주로 통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이러던 곳이 1965년 사연댐의 축조로 길은 끊기고 영감의 터는 수장되었다. 1971년 암각화는 세상에 알려졌으나 수장된 주변환경은 알 길이 없다.

반구대암각화 뿐만 아니라 주위환경의 침수로 암각화의 역사성은 완전히 수장되어 있는 상태다. 따라서 암각화 연구도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암각화 조성의 배경이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고 있는 원인도 현장에서 과거에는 없던 물만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구실에서 추론하여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반구대암각화는 우리나라 최고의 선사문화유적으로 우리민족의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는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유산이다. 신화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닐 수도 있는 실체적인 문화재를 보존하고 후손에게 잘 전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일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토건적 발상과 종교적 편향성을 버리고 원상회복보존의 결의를 갖고 반구대암각화가 제대로 보존될 수 있도록 자본과 자원을 투입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를 소망한다.

최익수 언양읍 남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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