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蔚慶浦 천년 유대감 문화·관광으로 재결합 노력”
“蔚慶浦 천년 유대감 문화·관광으로 재결합 노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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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
한은 울산본부장 이임뒤 일년만에 귀환
주민등록 옮기고 ‘울산맨’되려 큰 열성
향토문화 연구와 관광자원 해설가 희망
“울산이 추진중인 동북아오일허브가 성공하려면 그를 받쳐줄 인프라 구축이 뒤따라야 합니다. 기름저장 탱크만 덩그러니 설비해선 아무 소용 없습니다. 국제적 유류거래소와 이를 뒷받침할 금융서비스를 갖추려면 충당할 인적자원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제가 울산대학교에서 할 일입니다.”

울산을 떠난 지 1년만에 대학교수로 돌아온 이창형 전 한국은행 울산본부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울산대학교 경제과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2011년 3월 부임한 뒤 이듬해 서울 본점으로 돌아갈 때까지 ‘울산 비전’을 여러 가지 제시했다. 그 중 하나가 소위 ‘울·경·포 벨트’ 구축이다. 기존의 부산·울산·경남 광역체제보다 울산, 경주, 포항을 잇는게 울산에 훨씬 유익하다는 주장이다.

“부산·경남과 연계하면 울산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산은 울산과 산업구조가 서로 맞물려 있어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광자원은 경주, 첨단산업은 포항과 연계하는게 유리 합니다” 이 교수는 세 곳의 산업과 관광자원을 서로 잇는 데 대한 연구보고서를 이미 작성해 모처에 제출했다고 한다.

지난해 울산을 떠난 후 지금까지 약 1년 동안 이 보고서를 만드는데 전념했다. 경북 포항 기계출신이 말 그대로 ‘울산 맨’으로 변한 셈이다. 이 교수는 ‘진정한 울산 사람’이 되기 위해 아예 주민등록까지 옮겼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지난해 말 한국은행을 퇴직한 후 울산에 내려와 무엇을 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울산, 포항, 경주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킨다면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평소의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해 ‘울·포·경의 광역경제권 설치 필요성과 추진 전략’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만들었다.

또 울·포·경 지역의 세계적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관광자원을 우리 국민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국가공인자격증인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과 국내관광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은 울산본부장으로 있을 때부터 ‘울산 예찬론자’였다. 이유가 뭔가.

“울산은 동해안, 태화강, 영남알프스 등 천혜의 자연조건과 우리나라 제1의 산업도시로서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선진적인 도시문화와 전형적인 농촌생활이 공존하는 환상적인 도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시민들의 개방성과 여유로운 삶의 자세는 세계적 모범 도시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울산만큼 퐁요롭고 여유로운 도시는 찾기 어렵다. 웬만한 경기침체에도 끄떡없는 게 울산 아닌가.”

울산대 경제과 교수로 온 이유는.

“울산대학교는 이제 일개 지방대가 아니다. 광역시를 대표하는 대학이다. 든든한 학교재단과 우수한 교수진 그리고 우수한 학생들과 최첨단 교육시설을 바탕으로 한 21세기 글로벌 대학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학의 발전 가능성이다. 일류대학들이 발전 가능성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종종 나온다. 반면 울산대는 무한대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대 교수로 임용된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울산이 교육도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울산은 미래 울산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울산항에 동북아 오일허브를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에 오일허브가 구축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게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일허브를 통한 석유거래가 급증할 경우 거래대금 결제를 위한 금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금융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울산대는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전문 인력 양성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 동시에 도시 전체 구도도 산업체 일변도에서 서비스 산업, 특히 금융과 교육을 더하는 형태로 옮겨가야 한다. 교육도시를 주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평소 ‘부·울·경’보다 ‘울·경·포’벨트를 주장한 이유가 뭔가.

“울산의 자동차산업 및 조선산업, 포항의 제철산업, 경주의 금속산업 및 자동차부품산업은 산업연관관계가 매우 크다. 이들 산업을 하나의 벨트로 묶어 육성하면 시너지효과가 매우 클 것이고, 이 지역경제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역사적으로도 울산, 포항, 경주는 동일한 신라문화권에 속해 있다. 지역주민들 간의 연대감이 높아 노동력의 이동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시절 동북아 오일허브 유치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것과 경제학과 교수 부임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동북아 오일허브가 구축되면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금융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울산대학교 경제학과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금융인력을 양성하는 데에는 전문적인 이론도 필요하지만 금융실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금융 산업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수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울산시가 향후 나아갈 바를 제시한다면.

“제조업에 치중된 산업구조를 다변화해 서비스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낙후된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고 울산이 갖고 있는 우수한 관광자원을 개발해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을 동반 성장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지난 50년 동안 이룩한 울산경제의 주축에다 ‘플러스 알파’를 더하면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학생들에게 금융에 관한 이론과 실무를 전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성심껏 지도하고 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적극 도와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조사연구나 정책제안 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주, 울산, 포항 지역의 향토문화 연구와 관광자원 해설가로도 활동하고 싶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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