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家禽)2
가금(家禽)2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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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자신의 거친 표현에 따르면, “가장 강한 자는 살아남게 하고, 가장 약한 자는 죽게 한다.” 여기서 가장 강한 자란 단지 주먹이 세거나 얼굴이 잘 생기거나 건강한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자(총체적 적합성을 가진 자)를 의미한다.

유전자의 발견이나 개념이 알려지지 않은 시기에 나온 다윈의 진화론은 인류의 기원과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개척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사였던 멘델(1822~1884)은 유전학의 시대를 열었다. 1865년 완두의 키, 교배 등에 관한 그의 유전 법칙은 1900년이 넘어서야 세상에 알려졌고, 유전의 단위를 뜻하는 유전자라는 용어가 1909년에 등장한 것을 감안하면, 다윈의 진화론은 유전자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에서 탄생해 오늘날의 ‘이론생물학의 황금시대’를 연 위대한 선구적인 업적이다.

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의 ‘사회생물학’,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이기적 유전자’ 등에 결정적인 아이디어와 세련된 통찰력의 토대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도킨스는 모든 동물의 행동이 유전자를 복제하라는 유전적 명령이라는 ‘이기적 유전자’의 개념을 창조해 20세기 생물학의 거두로 올라섰다.

인간의 운명이 이기적 유전자 속에 있다. 진화론은 이처럼 계속 진화를 거듭하며,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의 새로운 차이를 조명하며, 진화를 둘러싼 학문적 논란들은 가열되고 있다.

다윈의 자연선택 개념은 특히 프랑스 식물학자인 라마르크 (1744~1829)의 ‘용불용설(用不用說)’과 닿아있다고 평가된다.

획득형질(獲得形質)이 유전된다는 라마르크의 학설은 ▲어떤 기관(器官)의 발달과 쇠퇴는 사용하느냐, 않느냐에 달려 있으며 ▲생물이 1대(代)에서 얻은 변화는 자손에게 유전된다는 두 개의 가설 아래 생물의 진화를 설명했다.

라마르크의 주장을 단순히 설명하면, 어떤 기관을 자꾸 사용하면 그 기관은 변화를 하고, 이 변화는 그 기관의 유전적 토대에 영향을 미치고,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라마르크의 생각은 오류의 논란(획득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이 있지만, 문화적 진화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다.

‘진화의 위대한 순간들(어류가 처음으로 땅에 올라오는 것, 또는 깃털의 최초 출현 등)-진화적 혁신’이나 ‘진화의 대전환’ 등에 대해서는 다윈도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잘 모르는 것으로 남겨두고 있다.

그야말로 ‘진화는 어설픈 수선공이다’(Francois Jacob -노벨상 수상, 프랑스 발생생물학자). 그러나 진화발생생물학(이보디보-Evo Devo)⑴과 합성생물학의 발전에 따라 진화의 신비를 둘러싼 블랙박스가 차츰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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