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4.0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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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때때로 함석헌 선생의 시가 떠오를 때가 있다. 살다보면 정말 그런 사람이 그리운 때도 있다. 가끔 내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느끼고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북한의 전쟁위협이 계속되니 우리 사는 세상은 그리 평화롭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앞은 잘 보이지 않고 주변도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생각만 해도 설레던 오래 전의 기억들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무슨 가치가 있는지 자문자답할 때도 역시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힐링이니 멘토니 하는 단어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 느닷없이 멘토 스타들을 추락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누구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는 분노에 떨 것이다.

모두 방송과 신문, 인터넷이 만들어 놓고 그 얄팍한 지식과 자기 자랑을 확대 재생산하고는 이제 와 허무하게 만들어 버렸다. 인기는 거품 같은 것. 얄팍한 성공담을 과대 포장해 만능 해결사로 띄워 우리를 현혹케 했다. 그것이 대중매체다.

지금도 누군가는 구설수에 힘겨워 하고 나날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한다. 그냥 홀로 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고 실토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지친 육신과 영혼을 쉬고 싶다는 간절함의 표현이다.

우리의 뇌는 긍정적인 경험은 빨리 잊고 부정의 경험은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돼 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더 많았을 텐데 기억이란 놈은 슬프고 힘든 순간을 더 많이 간직하고 있단다. 그러니 지금의 삶이 괴롭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에게 힐링이란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누구든 어디서든 힐링을 강조했던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상처가 많았다는 말인지 세상이 힘들다는 말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이들이 힐링에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마냥 환영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성공을 꿈꾸고 상대보다 나아지려고 경쟁했다. 그러다 패배자를 만들었고 그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지 않은가.

다시 나라를 보자. 여전히 전쟁위협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도 바뀌지 않았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다. 행복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도록 훈련됐고 이기는 자가 성공한 것이라고 믿었다. 패배자 내지 실패한 사람은 상처를 안고 살도록 만들었다.

그러면 우리의 행복은 어디 있는가. 전쟁 없는 땅은 과연 없는 것일까. 행복해지기 위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것이 성공이라고 믿을 수 있는 사회는 불가능할까.

많은 답이 있지만 결국 자신이 자신을 이기는 수밖에 없다. 긍정보다 더 강력한 것은 없다. 서로가 격려하고 웃음을 주고 긍정의 말을 주고 받다보면 상처는 사라질 것이다. 칭찬하는 말, 긍정의 한마디가 절실하다. 대중매체도 기쁜 소식, 좋은 소식을 더 많이 전했으면 한다.

들어서 기분 좋은 말, 들어도 다시 듣고픈 이야기…. 이 땅의 시름이 줄어들고 그래야 힐링이고 그래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말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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