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당리 당략 떠나 국익 우선해야
[데스크칼럼] 당리 당략 떠나 국익 우선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6.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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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절대 지지로 뽑힌 대통령이 취임 100일도 안 된 시점에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 착찹한 심정을 가졌던 적이 얼마 전에 있었다.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것은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다르리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최근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소홀했다”며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라고 시인하고 세번이나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대통령이 취임 석달도 안돼 이렇게 국민앞에 나서 사과한 일은 없었다. 대국민 담화를 한 대통령 역시 심정은 참담했을 것이다. 그의 말엔 깊은 사과의 정이 배어 있다. 그러나 야권의 반응은 “진정성이 없다”며 싸늘했다. 담화에 쇠고기 수입 문제를 재협상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만큼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인적 쇄신책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제기한 인적 쇄신 의지와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의 사과가 국민 가슴에 와 닿으려면 국정 운영에 문제점으로 드러난 인사 실패에 대해 인적쇄신 등 개선과 시정 조치가 마땅히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국정의 틀을 새롭게 정비하려면 무엇보다 잘못된 인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 국민이 진정 무엇을 바라고 있는 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현안은 쇠고기 파동이지만 실은 인사 실패에 따른 국민들의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쇠고기 파문에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인사들은 물론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위장 전입 등 갖가지 물의를 빚은 인사들을 그냥 안고 가겠다는 것인지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대국민 사과나 국정쇄신 방안이 말로만 그쳐선 안된다.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그동안 독선적인 국정 운영과 소통 부재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이 누적돼 쇠고기 파장이 더욱 증폭됐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한·미FTA 비준은 별개의 사안이다. 17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현안문제가 18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쇠고기문제 등으로 여야간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5일로 예정된 18대 국회의 개원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에는 대통령이 아닌 국민들의 대변인인 299명의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겨난다.

쇠고기 논란을 빌미로 야당이 계속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경제 살리기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국익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해서 사사건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으려는 행태를 보인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한미FTA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사안이다. 한미FTA는 시민, 중산층에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중소 수출업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노무현정권이 한미FTA 협상을 체결했고 이를 치적으로 내세웠다. 이제 와서 비준안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이율 배반이다. 쇠고기 재협상이 한미FTA 비준안 처리의 전제 조건이 되어선 안된다.

여야는 당리 당략을 떠나 민생과 국익을 우선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 18대 국회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락을 떠나 눈앞에 놓여 있는 중요한 국정 현안을 매듭짓는 일부터 합심해서 먼저 풀어나가는 역량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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