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세계로 오세요… 위무해 드릴게요
바람의 세계로 오세요… 위무해 드릴게요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3.03.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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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출신 판화가 이하나 개인전
25일까지 서울 가나아트스페이스

“바람의 세계로 초대… 그 세계는 순수한 동심과 꿈이 있고, 각자의 상처를 안은 우리가 있다.”(작가노트 중에서)

‘바람’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울산 출신 판화가 이하나(사진)가 6번째 개인전을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연다.

이번 전시 테마는 ‘바람의 세계로 초대’다. 이번 작품전엔 바람을 통해 소통하고 위로받는 인간과 자연의 친화관계를 표출한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낯선 곳으로 여행을 연상시키는 비행기나 손 흔드는 부부, 강아지의 복제된 사진 이미지는 고립돼 나타나고 있으나, 바람의 움직임과 같이 조화를 이루면서 속박이 아닌 자유로움으로 변신하는 꿈을 연상시킨다.

이하나는 7~8년 전부터 바람을 주제로 한 연작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번 전시 역시 바람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이전과는 다르다.

이전에는 바람이 작품의 온전한 주인공이었다면, 이번 작품전에서는 바람이 배경으로 한발 물러났다.

이하나는 ‘바람의 소리’, ‘바람의 위안’ 등 의 개인전을 열고 판화 가운데 목판이라는 투박하지만 섬세한 묘사를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시각적 조형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판화가 이하나의 목판화전 ‘바람’ 연작전에 나온 작품들은 판화라기보다는 회화작품처럼 보일 만큼 다양한 색과 자연스런 선을 보여준다.

 

▲ Healing tree, 180x200, wood cut, 2013.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장의 목판을 만들어 한꺼번에 찍는 대신 목판 한개에 다른 색과 형태를 입힐 때마다 표면을 깎아 내려가는 ‘소멸법’으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목판화 맞아?’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회화같은 느낌을 준다. 작품은 나뭇결과 안료가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또다른 아름다운 무늬와 색감을 만들어냈다.

이하나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소재는 작가의 기억의 조각들이다.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하고 있는 달마시안 강아지는 몇 년 전 그가 벨기에 여행을 하면서 한 작은 마을에서 만난 강아지를 작품속에 담았다. 작가는 강아지가 주인을 뒤로한 채 자신의 꽁무니만 쫓는 모습에서 무언가 모를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홍익대 교수이자 미술평론가 유재길씨는 “이하나의 이번 작품은 추상적 형상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표현력과 나아가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바람의 흐름으로 우리의 삶과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바람’이라는 매개체를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주제화시키면서 우리와 ‘소통’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상처의 치유까지 생각하게 한다”라는 비평을 남겼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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