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리(凱里) 천호묘채와 먀오족
카이리(凱里) 천호묘채와 먀오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3.06 2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천호묘채.

구이저우에는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데, 그중에서도 먀오족이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카이리(凱里)의 먀오족둥족자치주에 있는 천호묘채(千戶苗寨) 마을에는 먀오족의 독특한 생활풍속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에 가려면 카이리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첩첩산중으로 한참을 들어가야 한다.

천호묘채는 천 채의 먀오족 가옥이 붙어있는 마을이다. 그 옛날 먀오족들이 적을 피해 이곳으로 피난 와서 정착하며 형성한 요새마을이다. 산위에 오르면 검은색 기와에 붉은 목조 벽의 전통가옥들로 뒤덮인 타조알 모양의 마을 전경이 운치를 더해주고, 앞쪽으로 시내가 흐르고 푸른 하늘이 펼쳐져 흡사 무릉도원에 머물고 있는 듯 착각에 빠질 정도다.

예로부터 먀오족은 음주가무를 즐겨온 민족이라 밤이 되어도 여기저기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 나귀를 끄는 묘족여인.

먀오족박물관에는 짚신과 탈곡기, 디딜방아와 지게가 진열되어 있는데, 시골에서 손쉽게 볼 수 있었던 그런 물품들이다. 특히 먀오족이 치우천왕을 숭앙하고 치우천왕부락(蚩尤天王部落)이라는 표지를 세워두었는데, 붉은 악마들의 치우천왕 그림과 연관시켜 볼 때 의미 있는 대목이다. 삼묘(三苗), 묘만(苗蠻), 묘족(苗族)이라는 명칭을 지닌 먀오족이 동이문화의 영향을 받은 묘만계로서 고구려 유민의 후예라는 학설을 참조해보면 우리와의 깊은 친연성을 짐작할 수 있다.

먀오족 가옥은 이층 목조건물로서 통풍이 잘 되도록 틈이 많으며 가옥 아래에는 가축이 있다. 산비탈을 따라 집이 들어서고 산지를 깎아 논밭을 일구었기에 대부분 좁은 오르막길과 계단을 지나야만 한다. 산중턱에는 마을 최고의 리더인 고장두(鼓藏頭)의 집이 있다. 고장두는 마을의 치안과 도덕을 관장하는 등 모든 일을 총괄하며, 당씨 가문이 세습하고 있다. 제를 지낼 때는 고장두 집에서 새벽에 먼저 돼지를 잡고, 그 후에 일반 가정에서 잡는다. 그리고 고장두 집안 아가씨가 먼저 노래하고 생황을 불며 춤을 추면 이어서 가무를 즐길 정도로 위계질서가 엄격하다.

마을 중심에는 서강묘채(西江苗寨)라는 이름의 광장이 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회의도 하고 행사도 했던 마을회관 겸 운동장 역할을 하는데, 현재는 공연을 하고 특산품 장터로 활용되고 있다. 걸음을 옮기다보면 약초와 전통주들 판매하는 일반 가정집이 나타난다. 홀에서는 할머니가 전통술을 빚는 과정을 보여주고, 탁자 위에는 각종 뱀술과 약초들로 가득하다. 이곳에는 안경뱀[眼鏡蛇] 같은 뱀이 많고 야생초가 풍부하여 가정에서는 이들을 재료로 하여 약재를 만든다. 예로부터 먀오족의 민간의술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먀오족들이 음주를 즐기기 때문에 숙취해소 악재도 발달하였다. 먀오족 여인들은 검은색 바탕의 옷에 장식이 들어간 줄무늬 천을 덧입고, 머리에는 빨간 장미 모양의 장식을 꽂는다. 필요할 때는 은장식 목걸이나 모자를 두르고 다닌다. 좁고 가파른 언덕길을 양쪽 어깨에 물동이를 얹은 채 다닐 정도로 생활력도 강한 편이다. 먀오족은 아침에 쌀국수와 인절미 모양의 찹쌀떡, 그리고 콩국을 먹으며, 전통음식으로 산탕어(酸湯魚)라는 생선탕국을 좋아한다. 살아있는 잉어를 주재료로 하여 비린내를 잡아주는 산채(酸菜)와 얼얼하면서 매콤한 맛을 내는 화초, 그리고 고추를 넣어 만든 매콤하고 새콤한 매운탕으로, 탕이 끓으면 각종 야채를 넣어 밥과 함께 먹는다. 묘족마을은 중국의 또 다른 문화를 간직한 독특한 곳이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