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박문태 논설실장이 만난 열정어린 선생님, 아름다운 선생님 - 삼호초등학교 조원제 교사
[교육칼럼]박문태 논설실장이 만난 열정어린 선생님, 아름다운 선생님 - 삼호초등학교 조원제 교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6.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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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육, 벌 주려고 청소시키는 것부터 잘못
▲ 삼호초등학교 조원제 교사
이 말을 처음 듣는 순간 머리로, 가슴으로 커다란 충격이 왔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초등학교에서 일선 교사로 8년 동안 어린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으며, 진짜 미제(美製) 철학박사(교육학과 통계학)라고 뽐내던 필자가 이런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니 부끄럽기조차 하였다. 조 교사는 출근하면 맨 먼저 걸레를 손수 빨아 체육관과 학교 복도를 직접 닦는다. 먼지를 마시면 아이들의 건강에 해가 될까봐서다(경상일보. 2007.5.17). 지금은 교장(유성재)선생님과 교감(조대규)선생님의 배려와 동참으로 커다란 세탁기가 있어 손수 빨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 걸레를 체육관 마룻바닥에 한 줄로 깔아놓고 체육시간에 어린이들이 조원제 교사와 함께 같이 닦는다. ‘왜 청소가 더러운, 벌을 받는 일이냐?’ 바닥을 깨끗하게 하는 좋은 일 아니냐? 조 교사의 이런 물음과 설득에 어린이들은 남을 위해 내가 봉사하는 즐거움을 직접 느끼게 된다. 문득 톰 소여 모험이야기가 떠올랐다. 톰이 담벼락에 페인트를 칠 하는데 저쪽에서 동네 친구가 걸어오고 있었다. 짐짓 페인트칠이 재미있는 일인 것처럼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고 있으니 그 친구가 자기도 하고 싶다고 했다. 시계 뚜껑을 값으로 받고 페인트칠을 친구에게 맡기는 장면이 조 교사의 웃음 위에 겹쳤다.

조 교사는 진주농업전문대학을 나오고, 방송통신대학 교육과를 졸업하여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지 40년이 된다. 부인 권순옥 여사와 함께 종교적 믿음과 실천으로 이웃돕기의 숨어있는 성자(聖者)다. 생활신조가 ‘무조건 사랑하라’이다. 그래서 힘 드는 일, 남들이 꺼려하는 일을,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먼저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자기 종교를 선교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남의 종교도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사실, 가장 지성인이라는 대학의 가식적인 교수도 특정 종교단체의 학교가 아닌데도 자기 수업시간에 자기 종교를 과시하며 선교가 아니라 협박하는 사례도 있다.

35년 전, 벽지 학교에 근무할 때, 한 학생이 결석하였다. 어디가 아픈지 가정 방문을 하였다. 알고 보니 달리 결석한 것이 아니라 굶어서 영양실조로 힘없이 누워있었던 것이었다. 마침 통조림 한 통을 사서 가져갔기에 그것을 입에 떠 넣어 주었다. 조 교사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이것을 그 제자는 지금도 기억하여 지난 스승의 날에 조 교사에게 ‘스승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은 일오빵빵관광버스회사 여사장님(강만희)이다. 지금은 서창에 살고 있다. 인근의 독거노인들에게 거의 모든 전자제품을 사들여서 문화의 혜택을 누리게 하고 있다. 외롭게 살고 있으면서 이런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면 얼마나 억울한 일이냐? 내가 갖고 있는 돈 죽을 때 가지고 갈 것도 아니지 않느냐? 남을 돕는 일이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눈을 감으며 웃는다.

오늘도 학교 급식에서 남은 반찬, 국물을 갖고 퇴근하여 독거노인들을 보살핀다. 학교에서는 남들이 제일 꺼리는 수업, 체육전담교사의 일을 자청하여 맡고 있다. 교부부장 수당, 담임 수당 모두 자동으로 떨어져 나가는데 체육 전담교사를 웃으며 하고 있다. 발에 부상이 생겼는데 빨리 났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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