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貴神速
兵貴神速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3.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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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귀신속:용병은 신속해야 한다>
이는 ‘용병은 신속해야 한다’는 뜻으로 삼국지(三國志)위서(魏書)곽가전(郭嘉傳)에 전하는 이야기이다.

후한 말기 정치적 혼란이 극에 달하자 당시 기주(冀州)지방 장관으로 있던 원소(袁紹)는 주변의 세를 규합하고 요서(遼西)지방의 선우(禪于)를 회유해 자신의 군사적 근거지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북쪽의 조조(曹操)는 화북지방을 자신의 보루로 삼고 원소와 대치하게 되니 양진영을 중심으로 일어난 전쟁이 관도대전(官渡大戰)이다. 이 전쟁에서 조조는 원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군사력으로 기습을 감행해 원소를 대파하자 전쟁에서 패한 원소는 그가 총애하는 막내아들 원상(袁尙)에게 모든 권력을 이양한 뒤 피를 토하고 죽고 만다. 그러자 장남과 차남 등 삼형제가 권력쟁탈을 벌이게 된다.

조조는 이틈을 이용해 원소의 세력을 완전히 괴멸시키려 했지만 문제는 원소의 세 아들보다 그들 주변에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혈맹을 유지하고 있는 선우의 세력부터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그러자니 그곳 요서지방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병사와 군량 운송 등의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을 때 자신의 책사로 있던 곽가가 나서서 “군사의 출동은 어디까지나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가장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기병부터 보내어 적의 예봉을 꺾어 놓아야 합니다”라고 간했다. 조조는 비록 선우에 비해 군사력은 뒤지나 정예 경기병을 거느리고 신속하게 선우 군을 급습해 대승을 거두게 됐다.

‘병귀신속(兵貴神速)’이란 말은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로 ‘군사를 움직이는 일은 상황에 따라 그 움직임이 일사불란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의 말이다. 지금 우리는 남북이 군사적 대치를 이루고 있는 극한의 긴장국면에서 정권을 교체하면서 군 수뇌의 임명은 고사하고 새 정부 들어서 직제조차 만들지 못한 채 여야가 옥신각신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여야 모두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득실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살아나기 위한 안보에서만은 그 무엇보다 우선 되어야 하고 또한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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