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 K에게!
대학 새내기 K에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2.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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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저 남녘 들판에 홍매화는 벌써 봉우리를 몇 갠가 터트리고 있군. 덩달아 개나리꽃 몇 잎도 노랗게 뽐내고 있어. 그러나 쌀쌀한 느낌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어 답답하기도 해! 겨울옷을 벗으려니 좀 이른 것 같고.

K! 입학을 축하하네.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 많이 했지. 이제는 고등학교 때 틀에 박혀 있던 생활에서 해방돼 너무 좋겠다. 근데 너무 자유로우면 안 되는 것 물론 알지. 자유를 가지되 자기의 생활신조는 잊어선 안 돼.

K! 내 생각엔 말이야, ‘젊은 날’ 이란 너무나 중요한 시기 같아. 그 ‘젊은 날’이 바로 대학을 다니는 시기가 아닐까 싶어. 이 무렵은, 바로 새내기 대학생이 시작되는 3월부터가 아니겠니? 그리고 물론 1학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 그렇지만 공부 이외의 것 또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어.

K! 기성세대인 필자가 선배로서 명심해야할 몇 가지 이야기를 좀 해 줄까? 참고가 됐으면 해.

제일 먼저, 너의 생활환경도 이제 바뀌었으니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한번 다녀와 봤으면 해. 국외는 다음 기회로 하고, 우선 국내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정해 여유 있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해 봐! 그곳 여행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많은 대화도 해보고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

두 번째로 K! 아름다운 시(詩)도 가끔 읊어봐. 뒷동산에 올라가 유명한 김소월의 시도 읊어보고 하이네의 시도 읊어보았으면 해.

김소월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애상적인 어조로 노래한 한국의 서정 시인이 아니냐?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진달래꽃〕 그리고 하이네는, 사랑을 향한 순수함이 묻어 있는 독일의 대표적인 시인이지.저 건너 언덕 위에는 놀랍게도/ 선녀처럼 아름다운 아가씨가 앉아/ 금박의 장신구를 번쩍이며/ 황금빛 머리칼을 빗어 내린다/…〔로렐라이〕

그리고 K! 음악은 좋아하는가? 필자는 7080세대라 윤형주, 송창식 등 세시봉 친구들이 하는 노래를 대학 새내기 때엔 무척 좋아 했단다. 하얀 손수건부터 시작해 모닥불 피워놓고 까지. 너희들은 이승기가 부르는 ‘되돌리다’(Return)나 카라, 소녀시대가 부르는 노래를 좋아하겠다.

K! 세 번째는, 학교에서 초청하는 유명강사의 강연회나 너희 학과에서 초청하는 특강 같은 것을 많이 들어봐! 아마 너의 인생의 큰 지침이 될 꺼야.

네 번째로 K! 필자는 대학 다닐 때에 꿈이 너무 많았던 것 같에. 그래서 일단 큰 꿈을 한번 그려봐! 멋진 경구도 있잖아. ‘보이스! 비 앰비셔스!(Boy! Be ambitious!)’라고 말이야. 네가 나중 어떤 큰 인물이 될지 모르잖아. 필자같이 교수도 될 수 있고 아니면 정주영 왕회장님 같은 대사업가도 말이야. 아니면 판사, 국회의원, 아니면 싸이 같은 춤꾼도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스티브잡스나 빌게이츠 같은 대개혁가도 될 수 있겠지.

다섯 번째로 K! 너는 아직 학생이니까 값비싼 음식은 먹을 수 없겠지. 그렇지만 잘 찾아보면 싸고 맛있는 명품 음식이 많이 있어. 예를 들면 돼지국밥은 어떻게 생각하니? 필자는 울산에 처음 왔을 때, 이 음식을 먹질 못했어. 왜냐하면, 돼지고기의 특유한 기름 냄새 때문이지. 근데 어느 돼지국밥집에 가서 먹었더니 거기에서는 돼지의 특유한 비린 네도 나지 않더라. 그래서 그 가게 사장님은, 비린 네를 제거해 개발한 특유한 음식이라 해서 울산시장으로부터 신지식인 상까지 받았다고 해. 그래서 필자도 비위에 맞지 않던 돼지국밥을 처음으로 한 그릇 뚝딱 비어버렸단다. 그 후 자꾸 먹다보니 몸도 건강해지고 해서 필자만의 맛집이 돼버렸어. 더욱이 한 그릇 든든히 먹고 강의할 때는 강의도 잘 된단 말이야.

그리고 유명한 비빔밥집도 있어. 4대째 걸쳐 하는 집이지. 가격도 비싸지 않고 나물도 더 달라면 불만 없이 친절히 잘 주거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인 것 같아. 건강하지 않은데 무얼 할 수 있겠냐? 그래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이 중요한 것 같에 … . K! 그 중 강조하고 싶은 말은 ‘잘 논다’는 말이야. 즉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겠지. 그 말을 단단히 명심하기 바란다! 울산에는 생각보다 많은 훌륭한 운동 장소가 있단다.

K! 그럼 이정도로 이야기를 마치려고 해. 이제까지 한 말 잘 귀담아 듣고, 너의 ‘희망찬 새내기 세상’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 보렴.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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