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처리해야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처리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3.01.2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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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인 아파트와 상가가 즐비하다. 공단도 옆 동네에 있다. 콘크리트로 무장된 도시는 빗물이 흡수되지 않으니 온통 열가마다. 그 사이로 매연을 뿜으며 자동차들은 쉬지 않고 달린다. 창문 열기조차 힘들 정도다. 여름철에는 에어컨에 시달리고 겨울에는 전기열과 온풍기에 멍든 인위적인 공기를 마셔야 하니 한껏 호흡하기 조차 두렵다. 밖으로 나가면 장대 같은 청년들이 늘어서서 초조한 표정으로 줄담배를 피워댄다. 이번엔 간접흡연을 염려해야 할 차례다.

아! 도시는 정말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준다. 공기 중에 산소가 21% 밖에 안 된다는데 집, 차안, 사무실안, 다시 식당, 술집, 그리고 다시 차안, 집으로 와서 일과를 마친다. 절대적인 저산소증이다. 아침에 공원에 가서 운동이라도 좀 하고 나올 걸 하며 후회해봤자 이미 늦다. 가슴이 답답하고 죽을 것만 같은 공황장애와 화병의 발생요인도 따지고 보면 저산소증과 연관이 많다.

산소는 열을 만나면 줄어든다. 여름철 차안에서 질식사하는 경우가 그렇다. 열이 발생하면서 산소가 줄어들어 사고가 생긴다. 산소는 4%만 감소해도 위험해진다. 취사를 하는 아파트 안은 산소가 급격히 줄어든다. 환기를 수시로 해야 한다. 담배 속에도 일산화탄소가 나와서 산소를 방해한다.

나이를 먹으면 암 발생률이 엄청나게 증가 한다는데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미룬다. 심각한 ‘운동안하기 중독증’이다. 진부하지만 시간이 없고 피곤하고 바쁘다는 핑계를 댄다. 이때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위험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목이 말라야 물을 마신다. 목이 마르면 이미 몸속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하지만 늘 한 박자 늦다. 수돗물은 마시기 께름칙하고 생수는 너무 비싸다. 사러가기도 멀고 귀찮다. 그러나 물을 자주 많이 먹어야 한다. 산소와 영양분을 세포에 공급하고 노폐물 제거, 생화학반응 매개체 역할 등을 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아침을 먹고 나면 힘이 생기고 의욕적이었는데 요즘 아침 먹기를 게을리하자 늘 의욕이 없고 쉬 피로하고 머리가 맑지 않다. 뇌는 뇌척수 액에 떠 있는데 뇌실에서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포도당 단백질이 포함된 액을 방사한다. 아침을 안 먹는 것은 가스가 다 떨어져 가는 버너의 불꽃과 같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18시간정도의 공복상태가 된다. 뇌가 비실거리는 것이다.

배고프다는 신호는 영양을 공급해 달라는 신호다. 잠이 오는 것은 이제 하던 일 멈추고 자면서 뇌를 충전해 달라는 신호다. 그렇다면 피로는 무슨 신호일까? 그냥 쉬는 것이 아니라 산책하고 운동해 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산책하고 운동하면 피로는 빨리 소실된다. 운동을 조금 해주면 그만큼 심장기능, 뇌기능, 순환기능, 노폐물배출, 산소공급, 호르몬 분출증가 등 이로운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니 피곤하면 눕지 말고 걷고 체조하고 심호흡하고 운동하자.

뇌는 생명현상을 지휘한다. 생명 현상을 조절하기 위해 뇌가 몸에 보내오는 정보는 엄청나다. 하지만 아둔한 우리는 그런 고도의 생명유지현상과 반대되는 어리석음을 매일 범하고 있다. 때문에 중용의 지혜가 필요하다.

건강해 진다는 것은 성실한 신호처리 능력의 결정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속속 처리해 주지 않으면 먼저 증상을 보내고 그다음은 병을 보낸다. 그 다음은 자폭단계다. 기능이 소실되고 몸이 망가지는 단계인 것이다. 즉 스스로 배신하는 단계로 간다. 암, 치매, 중풍 등이 그 경우다.

치료도 마찬가지다. 우선 몸이 원하는 바를 세밀히 관찰해 열심히 부지런히 응해 주면 된다. 그러면 몸의 기능계가 다시 정상을 찾는다.

몸은 약을 전혀 모른다. 병을 고치는데 약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몸은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운동하는 것, 그리고 상쾌함, 긍정적인 기분, 산소가 풍부한 환경, 좋은 물, 자연의 좋고 밝은 기운, 운동 등을 통해 변화한다. 이런 것은 대부분 시간의 유전자속에 입력된 것들이다. 근원적 치료인 셈이다.

수많은 발암물질과 4천여 가지의 유해한 성분이 녹아있는 담배를 열심히 피우며 몸의 신호를 이제부터 처리해 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자신의 치료시스템을 비웃는 일이다. 담배부터 끊고 자신의 신호에 성실히 응답할 때 비로소 항상성이 화답해온다. 치료가 시작되는 문이 열리는 것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항상성 유지란 자신의 치유능력을 스승으로 섬기며 그 신호를 진지하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병을 고치는 출발점이자 시작이다.

<김세환 오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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