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그림대회를 위하여
환경 그림대회를 위하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5.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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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주최하는 그림대회와 관련하여 ‘미술’(아름다움의 창조기술)을 재조명한다. 즉, 미술 활동이 무엇을 하는 일인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본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미술시간을 정물화(靜物畵) 그리기로 많이 할애 하였다. 미술 선생님도 대개는 화가이거나 최소한 화가 지망생이었다. 교육자로서의 미술 교육보다는 예술가로서의 창작 활동의 여가 시간에 교실에 들어와 ‘책보자기 깔아 놓고, 사과 놓고, 주전자 놓고’ 그림을 그리라고 하였다. 유리 물 잔은 투명하여 그리기 힘들다고 생략하였다. 어쩌다 반 즉흥적으로 교내 운동장이나 뒷산이 있는 학교에서는 뒷산에 올라가 풍경화 사생(寫生)을 하였다. 이때 그림 그리기가 힘들다는 것이 미술 시간의 교육적 문제점이었다. 미술 수업시간에 도화지 한 장을 메운다는 것은 수학시간에 문제를 푸는 것, 국어 시간에 글짓기를 하는 것, 실과 시간에 채소밭을 가꾸는 것과 같은 ‘문제 해결 과정’의 하나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고, 순서에 맞추어 일을 하는 것이다. 계획과 일을 제대로 하면 결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구상하는 것은 도화지를 채울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계획이 끝나면 실행하는 것, 그리기 활동을 하는 것이다. 수채화 물감을 사용하건, 크레용을 사용하건, 연필만을 사용하건 일을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림 그리기는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을 길러주는 하나의 학습활동이 되는 것이다. 할 일 없는 사람이 장난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그림이나 그리며 노는 것이라고 깎아내리면 안 된다. 정서교육의 귀중한 학습과제인 것이다.

야외에서 그렇게 넓고 아름다운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이것을 도화지에 담아내는 문제해결 경험은 교과교육의 의의를 떠나 개인의 생활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부모와 선생님과 더불어 창작활동을 해보는 하루의 생활경험이다. 이런 의미부여가 본 대회를 통해 환경을 가꾸려는 우리의 의식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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