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알찼다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알찼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11.2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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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꼬투리잡기식의 발언, 균형감각 없는 질문공세, 당리당략에 따른 공전(空轉) 등이 지금까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의 폐습이었다. 올해 행감에서는 그런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의원들의 질문내용도 논리적이었고 세밀했다. 집행부의 답변도 진지했다.

많은 시민들이 시의회 행감에 주목하는 이유는 통상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보다 새로운 것이 밝혀지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감은 그런점에서 두드러졌다. 시교육청 행감에서 동구 대왕암 교육연수원이 용도 외 불법시설물임을 밝혀냈다. 교육연수원은 원래 학생수련원으로 개장됐기 때문에 청소년 문화원으로 사용돼야 하지만 교육연수시설로 바뀐 뒤 용도승인변경 허가를 받지 않았다.

울산시 행감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 여럿 나타났다. 테크노파크 전체인원 절반 정도가 비정규직 연구원이란 사실이 지적됐다. 또 일부 의원이 테크노파크 직원인사에 ‘독단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금연조례가 제정된 이후 1년간 과태료부과 실적이 전혀 없어 법제정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 20층 이상 고층건물 693개소가 화재발생시 소방장비 부족으로 대형화재에 무방비 상태라고 했다.

시의회는 울산시의 공무원 징계문제도 논리적으로 꼬집었다. 최근 3년간 금품수수 등의 비리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 8명 가운데 5명이 기술직이고 현재 조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공무원 3명 가운데 2명도 기술직이라며 건설·기술 쪽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심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최제우 유허지 훼손문제도 이번 행감에서 새로 알려진 사실이다. 2014년 개설 예정인 옥동~농소간 도로가 유허지로부터 근거리에 있어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행감은 이렇게 주민생활과 밀접한 부분을 들여다 봐야 한다. 수십, 수백km에 이르는 도로 건설보다 골목길 포장이 당장 지역주민들에게 더 절실하다. 바로 그런 부분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게 행정사무감사다. 지난해 이맘때 쯤 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는 행감없이 예산심의로 넘어가는 파행을 빚었다. 대기오염이란 총론 때문에 주민생활과 관련된 각론이 전혀 부각되지 못했다. 올해 그런 극단적 사태가 빚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감사기관과 피감기관이 모두 그만큼 전문화되고 성숙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쉬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이번 행감은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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