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m짜리 고가사다리차 대당 가격은 3억2천만원~5억3천만원 정도다. 52m짜리는 이보다 더 비싸다. 최고 5억3천만에서 4억5천만원이다. 평균 잡아 고가 사다리차 한 대 가격이 4~5억원 가량 된다. 그러니 고층건물 화재진압장비를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시 재정에 큰 부담이다. 하지만 현재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는 데 지원되는 국비는 소요비용의 1.8%에 불과하다.
장비 지원과 개선도 필요하지만 관련법규도 개정돼야 한다. 특히 초고층 건물 기준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현행 건축법상 초고층 건물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 이상인 건축물이다. 이런 초고층 건물은 30층마다 피난 안전구역을 설치하도록 돼 있다. 반면에 16~49층이거나 높이가 46~199m인 경우는 고층건물에 해당돼 이런 ‘피난 안전구역’ 설치 규정이 없다. 문제는 고가사다리차 살수 높이가 최대 52m로 18층까지만 물이 닿을 수 있다는 점이다. 18층 이상은 그야말로 대형화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그 단적인 예가 2010년 10월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지역 호화 주상복합아파트다.
4층에서 불이나 38층까지 번지는 데 고작 3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화재를 진화하는 데 고가사다리 차는 무용지물이었다. 18층 이상은 소방차가 감당할 수 없어 소방헬기를 동원해 진화했다. 그러다 보니 34층까지는 내부가 전소됐다.
이런 20층 이상 고층건물이 울산에 693개소나 있다. 반면에 현재 울산이 보유하고 있는 고층건물 화재진압장비는 고가사다리차, 굴절사다리차, 무인방수탑차를 포함해 10여대에 불과하다.
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 화재와 같은 재앙이 울산에 발생하면 어쩔 건가. 해마다 미비점만 지적할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에만 의존치 말고 우리 힘으로 해결할 궁리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