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中之魚
釜中之魚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11.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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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중지어:가마솥 속의 물고기
이는 ‘가마솥 속의 물고기’란 뜻으로 자치통감 한기(漢紀)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후한 순제(順帝)때 양익(梁翼)이라는 사람은 왕실의 외척으로 그의 여동생을 왕실에 출가시켜 11대 환제(桓帝)의 비가 되자, 자신의 동생 불의(不疑)와 더불어 천하의 모든 정사를 좌지우지 했다. 한번은 왕명으로 조정에서 8명의 사자를 선발해 각 고을을 순찰하게 해 지방 관속들의 비리를 상세히 밝혀 고발토록 하는 한편, 선정을 베푼 관리들에 대해 포상 하도록 했다.

사자 8명 중에 장강(張綱)이라는 청렴하기로 소문난 관리가 있었는데, 왕명을 받고 낙양성 밖을 나서자마자 수레를 묻어버리고 여곽에다 여장을 풀고 있었다. 함께 가던 다른 관리들이 이상해서 “지방에 가서 순찰하도록 했는데, 왜 여기서 여장을 푸느냐”라고 묻자 그는 “승냥이와 이리가 길을 막고 있는 통에 어찌 살쾡이와 여우에게 죄를 물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뒤 그는 양익형제의 전행을 빠짐없이 기록해 왕에게 상소를 올렸다. 이로 인해 장강은 양익의 미움을 사 도적 때의 난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광릉지방 태수로 좌천됐다.

명을 받고난 장강은 임지에 부임하는 즉시 도적의 소굴에 혼자 들어가 그들로부터 사태의 전말을 들은 뒤 그들에게 양민으로 돌아갈 것을 설득했다. 도적의 괴수 장영(張瓔)이 말하기를 “저희들도 이런 짓을 해서 목숨을 부지한다 해도 그것은 한낱 물고기가 가마솥 안에서 죽는 줄 모르고 헤엄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가 양민으로 살아가도록 도와 주십시요”라며 그 자리에서 항복하고 10년간 계속되던 난을 평정했다.

부중지어(釜中之魚)라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앞으로 닥칠 위험을 모르고 쾌락에 빠져 경거망동 하는 것을 경계하여 이르는 말이다. 지금 우리 원자력발전의 중단이 검증 안된 불량부품의 사용이란 발표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눈앞의 놓인 이익에 눈이 멀었다고 하지만 자신이 죽는 줄 모르고 비리를 저질렀다면 이것이야 말로 ‘천지도 모르고 깨춤을 추는 것’과 다를 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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